성과연봉제… 구조조정… 갈등 수위 오르는 금융권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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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 잇단 임금체계 개편 채비… 노조 “정부가 강압 추진” 반발
SC은행 대규모 명퇴 신청 접수

임금체계 개편과 구조조정을 둘러싸고 금융권 노사의 대립이 심화되고 있다. 금융당국이 금융개혁의 일환으로 은행권 임금체계를 성과 중심으로 바꾸겠다고 나서면서 은행 경영진들은 속속 성과주의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일부 은행을 중심으로 구조조정 움직임도 가시화되고 있다. 이에 대해 금융노조가 강력히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22일 금융계에 따르면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최근 금융개혁의 마지막 과제로 성과 중심의 임금체계 개편을 꼽으면서 성과주의는 순식간에 금융권의 화두로 떠올랐다. NH농협금융지주는 발 빠르게 연말부터 성과 위주의 인사를 단행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은 19일 NH핀테크 혁신센터 개소식에서 “개인의 성과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지표를 개발 중”이라며 “성과 중심의 인사를 반드시 정착시키겠다”고 말했다.

개인별 실적을 확인할 수 있는 ‘자가진단서비스’를 내놓았다가 노조의 반발로 중단했던 KB국민은행은 해당 서비스를 재개하기 위해 노조와 대화하고 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성과주의 도입은 어떤 조직, 기업에도 마땅히 필요한 부분”이라고 밝혔다.

노조의 반발은 거세다. 김동만 한국노총 위원장은 최근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가 금융 부문에서 강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성과연봉제 도입 시도를 즉각 중지하라”고 말했다. 전국금융산업노조 역시 성명을 내고 “금융권에 성과주의 임금체계가 확산되는 데 맞서 총력 투쟁하겠다”고 선언했다.

구조조정 바람 때문에 갈등이 더 커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은 20일 인력 구조조정 방침을 발표했다. 올해 12월 15일 현재 만 40세 이상, 10년 이상 근속한 직원을 대상으로 이달 23∼27일 특별퇴직 신청을 받는다. 지점망 개편에 나선 씨티은행과 관련해서도 구조조정설이 나오고 있다. 씨티은행은 최근 지점장 인사를 내면서 전국 134개 개인고객 지점을 3개 그룹으로 분류했다. 앞으로 있을 인사 때 주력 고객층이 적은 3번째 그룹에 세일즈 인력을 배치하지 않을 방침이다. 은행 내부에서는 해당 지점들이 장기적으로 구조조정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 장기화로 영업이 어렵기 때문에 구조조정에 나서는 은행들이 더 늘어날 수 있다”며 “성과주의 도입, 구조조정 등으로 인해 금융권 노사 충돌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성과연봉제#구조조정#금융#은행#임금#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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