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계운 수자원공사 사장 “4대강, 정쟁 아닌 활용 고민할 때”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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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년 만의 가뭄이 닥친 지금은 4대강 사업으로 정치적 편 가르기를 할 때가 아닙니다. 어떻게든 물을 확보했으니 이젠 꼭 필요한 곳에 공급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최계운 한국수자원공사 사장(61·사진)은 16일 대전 대덕구 신탄진로 본사에서 취임 2주년을 맞아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시시비비는 뒤로 하고 4대강 사업을 어떻게 실용적으로 활용할지 궁리해볼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4대강 공사 과정의 일부 부족한 부분이 지나치게 강조되고, 사업 자체에 대한 공격이 계속되다 보니 혜택을 본 사람들마저 차마 말을 꺼내지 못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면서 4대강 사업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 사장은 농업 현장 등에서는 4대강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몇 년 전만 해도 ‘물이 부족하다. 댐 수문 좀 열어 달라’는 지방자치단체와 농민들의 요구가 많았지만 4대강 사업 이후 그런 말이 쏙 들어갔다”며 “43년 만의 가뭄이 닥쳤다고는 하지만 국내 농경지의 17%는 지금도 가뭄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치수(治水) 사업에 대한 정치적 공방에 대해 묻자 최 사장은 “민감한 부분이지만…”이라며 그동안 가슴속에 담아뒀던 속내를 드러냈다. “가뭄이 와도, 홍수가 터져도 견딜 수만 있다면 4대강 사업 안 하고 댐이 없어도 될 겁니다. 현실은 그건 아니지요. 과학적 분석이 부족하다고 지적하면 얼마든지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만 치수사업 자체를 정쟁의 대상으로 삼아선 안 됩니다.” 그는 또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4대강 지류, 지천 정비 사업에 대해서도 “지류, 지천 사업은 보의 물을 활용하면서 기존 시설을 이용해 물의 활용도를 높이는 것”이라는 말로 사업의 필요성을 에둘러 강조했다.

이달 들어 가뭄이 심각한 충남 서부지역 등에 비가 조금씩 내려 다소 숨통이 트였지만 완전한 해갈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 사장은 “내년 봄까지는 버틸 수 있겠지만 여름 장마철에도 올해처럼 비가 안 온다면 그때는 감당하기가 쉽지 않다”고 우려했다. 이어 “대청댐에 물이 부족하면 충주댐에서 가져오는 식의 대안을 고민하고 있다. 정부에 가뭄 극복을 위한 근본 대책 아이디어도 제출했다”고 말했다.

최 사장은 수자원을 확보하는 것 못지않게 물 사용을 절제하는 수요 관리에도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우선 상수도에서 새는 물을 막는 게 급선무다. 최 사장은 “전국 22곳의 지방 상수도를 위탁 운영하면서 50∼60%대였던 유수율(정수장 물이 손실 없이 주민에게 도달하는 비율)을 80% 이상까지 끌어올렸다”며 “노후관로 교체와 누수 관리를 위한 전문성 확보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인하대 토목공학과와 미국 콜로라도주립대 대학원을 졸업한 최 사장은 인천대 도시환경공학부 교수로 재직하며 한국수자원학회 수리분과위원장 등을 지낸 수자원 전문가다.

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
#최계운#4대강#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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