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타고 속 타는데… 10월 둘째주 주말 전국 ‘찔끔 비’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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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전국에 비 소식이 있겠지만 중부지방의 극심한 가뭄을 해소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에 따르면 10일 전국이 차차 흐려져 새벽 경기 서해안에서 비(강수확률 60∼80%)가 오기 시작해 밤에 남부지방으로 확대되겠다. 경북과 전북은 11일 새벽까지 비가 이어지면서 천둥, 번개가 치는 곳도 있겠지만 중부지방에서는 하루 만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예상 강수량은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에서 5∼20mm. 중부 내륙지역의 극심한 가뭄을 해갈하기에는 크게 모자라는 양이다. 가을 태풍도 끝나가는 시점이어서 겨울까지 물 부족을 해결할 만큼 충분한 강수량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 중형급 제23호 태풍 초이완이 최근 북상 중이었으나 9일 오후 일본 북동쪽으로 빠져나가면서 소멸됐다.

한편 충남 서부 8개 시군이 20% 제한급수에 들어간 가운데 가뭄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기상청에는 인공강우 가능성에 대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인공강우는 하늘에 비행기나 로켓, 지상발생기 등을 이용해 공기 내 수증기를 뭉치게 하는 강우촉진제(요오드화은, 드라이아이스, 염화나트륨 등)를 살포하는 방식으로 만든다. 최근 인도네시아가 급증하는 산불을 잡기 위해 인공강우 생성을 시도해 관심을 모았다. 중국과 미국도 가뭄 해결을 위해 수십 년 전부터 대규모 인공강우 연구를 진행 중이다.

한국은 한국기상과학원에서 용평 등지에서 매년 소규모 실험을 해왔지만 아직 실용화 단계에는 도달하지 못한 상태다. 거액의 예산을 투입해 실용화 단계에 접어든 선진국에 비해 기술이나 보유 기상장비의 수준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상청 정현숙 대변인은 “인공강우도 공기 속에 수증기가 충분해야 시도해볼 수 있는데 현재는 너무 건조해서 설령 기술과 장비를 갖췄더라도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강수지역의 오차 범위가 크기 때문에 중국처럼 땅이 넓지 않은 한국에서는 정확히 비가 필요한 지역에서 비가 내리도록 하는 게 힘들다고 설명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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