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김용 “북한이 핵 포기하면 동북아개발은행 설립 추진”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9일 14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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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7일(현지 시간) 페루 리마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의’에 참석해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6자회담 관련국과 함께 동북아개발은행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김용 세계은행(WB) 총재도 “한국의 동북아개발은행 설립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북핵 포기를 전제로 한국 경제부처 수장과 국제금융기구 대표가 공식석상에서 대북지원기구 설립의지를 강조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날 최 부총리는 “동북아개발은행은 북한 핵개발 포기와 국제사회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이 은행은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3월 독일 방문 당시 발표한‘드레스덴 구상’에 담긴 대북지원기구다.

이와 관련해 김 총재는 “나도 이산가족”이라며 “남북간 정치적 문제가 해결되면 한국 정부가 추진 중인 동북아개발은행 설립을 지지하겠다”고 말했다. 김 총재의 아버지는 17세이던 6·25 전쟁 당시 북한에서 홀로 월남했다. 1959년 서울에서 태어난 김 총재는 1964년 부모와 함께 미국으로 이주했다.

이날 최 부총리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한중일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의에 참석해 금융위기에 대비한 지역금융안정망인 ‘치앙마이 이니셔티브 다자화기금(CMIM)’과 ‘아세안+3 거시경제조사기구(AMRO)’를 정식 국제기구로 만들기로 합의했다. 연내 미국이 금리를 올리기로 한 데다 중국의 경기둔화 여파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불안한 만큼 지리적으로 가까운 국가끼리 긴밀하게 공조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최 부총리는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의 알라스테어 윌슨 국가신용등급 글로벌 총괄 책임자를 따로 만나 “이른 시일 내 무디스가 한국 신용등급을 상향조정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무디스는 올 4월 한국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높였지만 신용등급은 ‘Aa3’을 유지하고 있다.

세종=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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