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 아들 30명, 韓국적 버리고 군대 안 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16일 03시 00분


코멘트

미래부 4명, 외교-산업부 2명씩… 2015년 7월까지 전체 2374명 병역회피

고위 공직자의 아들 30명이 대한민국 국적을 버리고 외국 국적을 얻어 병역 의무를 회피한 것으로 드러났다.

새정치민주연합 백군기 의원이 15일 공개한 병무청 자료에 따르면 입법부와 행정부, 사법부 4급 이상 직위에 재직 중인 공직자의 자녀 가운데 ‘국적 이탈 혹은 상실’ 사유로 병적에서 제적된 사람은 모두 30명으로 나타났다. 이들 가운데 23명은 미국 국적을 취득했다. 다음으로는 스위스, 캐나다가 각각 3명, 영국이 1명이었다.

행정부에서는 미래창조과학부 고위 공직자의 아들이 4명으로 가장 많았고, 외교부 산업통상자원부 중소기업청 고위 공직자의 아들이 2명씩으로 집계됐다.

이들처럼 국적 이탈 또는 상실로 병역 의무에서 벗어난 사람은 최근 3년 동안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12년 2842명 △2013년 3075명 △2014년 4386명으로 증가했고 올해 들어서는 7월까지 국적 이탈로 인한 병역 회피자가 2374명이었다.

반대로 외국 영주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군대에 가지 않아도 되지만 자진 입대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외국 영주권자로 자원입대한 경우가 2011년 200명에서 지난해 436명으로, 3년 만에 2배 이상으로 늘었다. 올해 1∼7월에도 이 같은 사람이 316명에 달했다. 그러나 2010년 이후 행정부와 사법부 고위 공직자 자녀 가운데 외국 영주권자로서 자원입대한 경우는 4명에 불과했다.

한편 4급 이상 공직자 본인의 병역 이행 현황을 분석한 결과 현재 재직 중인 4급 이상 공직자 총 2만4980명(여성 제외) 중 병역 면제자는 2568명(10.3%)이었다. 고위 공직자들의 병역 면제 사유를 보면 질병이 1933명(75.3%)으로 가장 많았고, 생계 곤란 273명(10.3%), 장기 대기 174명(6.7%), 수형 115명(4.5%) 등의 순이었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