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MBK 품으로… 인수價 7조 넘을듯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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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

6월 시작된 홈플러스 인수전에서 MBK파트너스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동아일보DB
6월 시작된 홈플러스 인수전에서 MBK파트너스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동아일보DB
국내 대형마트 업계 2위인 홈플러스의 새 주인으로 국내 최대 사모펀드(PEF)인 MBK파트너스(골드만삭스PIA 및 국민연금관리공단과 제휴)가 결정됐다. 최종 계약이 성사되면 국내 인수합병(M&A) 사상 가장 규모가 큰 7조 원대의 계약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의 최대주주인 영국 테스코와 매각 주간사회사인 HSBC증권은 홈플러스를 인수할 우선협상대상자로 MBK파트너스를 선정했다.

테스코와 MBK파트너스는 최종 매매 가격 및 세부 사항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4일 주식 양수도 계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홈플러스는 “테스코 측으로부터 아직 연락받은 바가 없다”고 밝혔다.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 인수 가격으로 7조 원 이상을 제시했다. 2일 블룸버그통신은 MBK파트너스가 매각 대금으로 60억 달러(약 7조80억 원)를 써냈다고 전했다. 이는 국내 M&A 사상 가장 규모가 크다. 종전까지는 2007년 신한금융지주가 옛 LG카드를 6조6765억 원에 사들인 것이 최고액이었다.

홈플러스 매각으로 테스코는 1999년 삼성물산과 합작회사 형태로 국내 대형마트 업계에 진출한 이후 16년 만에 사업을 정리하게 됐다. 2006년 월마트가 이마트에 점포를 팔고 떠난 데 이어 해외 유통업체가 한국 대형마트 시장에서 철수하는 또 하나의 사례다. 테스코는 지난해 재무 상태가 악화되면서 해외 사업 구조조정을 추진해왔다. 한국 대형마트 업계가 성장 정체에 놓인 데다 각종 규제까지 겹친 것도 철수에 영향을 미쳤을 거란 분석이 많다.

홈플러스의 주인은 바뀌지만 당분간 큰 변화는 없다. 다음 달로 예정된 홈플러스 송도점 개장도 진행된다. 문제는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가 본래 목적대로 홈플러스를 되팔려 할 때이다. 매각 시나리오는 크게 3가지로 나뉜다. △홈플러스 전체를 통째로 팔거나 △대형마트(140개 점포) 기업형슈퍼마켓(홈플러스익스프레스·377개 점포) 편의점(홈플러스365·300개 점포) 등 사업 영역별로 쪼개 팔거나 △각각 점포별로 쪼개 파는 방식이다.

첫 번째는 가능성이 극히 낮다. 홈플러스를 통째로 살 기업이 있었다면 이번 입찰에 들어왔을 것이기 때문이다.

두 번째 사업 영역별로 나눠 파는 것은 대형마트 운영에 관심을 표명한 오리온 등이 노려볼 만하다. 오리온은 MBK파트너스 쪽에 투자자로 참여하는 방안도 고려해왔다. 편의점은 지난해 7월부터 후발로 편의점 사업에 뛰어들어 현재 820여 개의 점포(편의점 ‘위드 미’)를 운영 중인 신세계그룹이 관심을 가질 법하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홈플러스 매장들을 점포별로 나눠 팔게 된다면 인수 시장에 뛰어들 기업들이 크게 늘어난다. 이마트 롯데마트가 알짜배기 점포 몇 곳을 사들일 수 있다. 하나로마트를 운영하는 농협도 후보로 거론된다.

한우신 hanwshin@donga.com·이건혁 기자
#홈플러스#mbk#인수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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