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한국 산양인데…설악산과 울진, 서식지 따라 유전자 달라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2일 11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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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한국 산양이라도 대관령을 기준으로 남과 북 서식지에 따라 유전적 구조가 다르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항 서울대 수의대 교수팀은 희귀 멸종위기종인 한국 산양들의 유전자를 비교했더니 크게 두 집단으로 나눌 수 있었다고 2일 밝혔다.

연구진은 국내 야생에 사는 산양 57마리의 유전자(DNA)를 수집하고 유전적 특성이 잘 드러나는 특정 염기서열 부위 12군데를 비교했다. 그 결과 설악산 고성 양구 화천 등 강원 북부에 사는 산양과 삼척 울진 등 강원 남부 경북 북부에 사는 산양이 별도 집단을 이루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두 집단 사이에 놓인 대관령이 장애물로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대관령에는 눈이 많이 오고 지형이 평탄해 높은 산을 좋아하는 산양이 서식하거나 이동하는 통로로는 적합하지 않았다는 것. 두 집단 사이에 유전적 교류가 일어나지 않으면서 결국 유전적 분화 현상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이 교수는 “한국 산양과 같은 멸종위기종에 대한 보전·관리 계획을 세울 때 집단에 따른 유전적 차이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유전학 분야 전문지 ‘유전자와 유전 시스템’ 2015년 90호에 실렸다.

이재웅 동아사이언스기자 ilju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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