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경영의 지혜]CEO 얼굴이 남자다울수록 회계부정에 빠지기 쉽다는데…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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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적인 얼굴과 회계가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까?

프랑크푸르트경영대의 지아 교수 연구팀은 생물학 이론을 회계 이슈와 연결해 ‘최고경영자 얼굴의 남성스러움’과 ‘부정재무보고(financial misreporting)’와의 관계에 대해 연구했다.

우선 연구자들은 경영자 얼굴의 남성스러움을 측정하기 위해 ‘안면 높이 대비 폭 비율(facial width-to-height ratio)’을 사용했다. 이 비율은 얼굴의 가로 길이(양쪽 광대뼈 사이의 거리)를 세로 길이(눈꺼풀 상단에서부터 입술 상단까지의 거리)로 나눈 값이다. 값이 높을수록 남성적인 얼굴을 가졌음을 의미한다. 상대적으로 세로가 긴 계란형보다 가로가 긴 얼굴형이 남성적인 얼굴이다.

지아 교수는 S&P1500 기업의 남성 최고경영자(CEO)의 사진을 수집해 CEO의 안면 높이 대비 폭 비율이 기업의 부정재무보고와 어떤 관계를 가지는지 실증적으로 분석했다. 분석 결과 남성적인 얼굴을 가진 CEO들이 재직하는 기업들은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중대한 부정재무보고를 가질 가능성이 최대 98%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남성스러운 얼굴을 가진 CEO가 이끄는 기업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의해 회계·감사 관련 집행 조치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유의하게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CEO는 증권거래위원회에 의해 가해자로 고발당할 확률도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기업의 재무보고 투명성은 투자자뿐 아니라 감독기관, 학계 및 경영자에게도 중요한 이슈다. 부정재무보고는 자본시장의 적절한 작동에 매우 중대한 위협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아 교수 연구팀의 연구 결과를 종합하면, 남성적인 얼굴을 가진 최고경영자들일수록 위험도가 높은 의사결정에 관여할 가능성이 크고, 의도적으로 부정재무보고에 관여할 확률도 높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이 연구 결과를 금과옥조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남성스러움과 부정재무보고와의 관계는 어디까지나 ‘평균적’으로만 성립한다. 남성적인 얼굴을 가진 CEO가 이끄는 기업이 더 뛰어난 재무성과를 보인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김진욱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 jinkim@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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