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호 여사 오늘 방북 ‘동행 무산’ 박지원, 정부에 강한 불만

  • 동아닷컴
  • 입력 2015년 8월 5일 09시 34분


코멘트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의 방북 수행단에 포함되지 못 한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정부의 태도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박 의원은 5일 오전 PBC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오늘 아침 보도에 의하면 박지원, 임동원, 권노갑, 김옥두 이런 분들을 신청했는데 정부에서 전·현직 정치인은 갈 수 없다는 이유로 (방북을) 불허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그렇다면 임동원 전 장관이 정치인인가…”라고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이어 “지금 어떤 말을 하는 것보다 이희호 여사님이 의미 있는 방북이 될 수 있도록 조용한 침묵을 하겠지만 정부가 정직하지 못하다는 것만은 지적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이희호 여사의 오늘 방북 준비를 도운 김대중 평화센터 박한수 실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이 여사 측은 당초 박지원 의원,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 권노갑·김옥두 전 의원 등도 동행하려 했는데 정부가 ‘현실 정치인은 제외한다’며 거부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2000년 6·15 남북 정상회담의 주역들로 북한은 이들의 방북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희호 여사의 오늘 방북에 동행하지 못 하는 것에 대해 박 의원은 전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다녀오실 때 까지 저는 침묵하고 오시면 할말을 하겠다”고 밝혔다.

다시 라디오 인터뷰.

그는 이희호 여사의 오늘 방북의 의미에 대해 “비록 정부에서 어떠한 메시지 같은 게 없다고 하더라도 방문의 또 다른 물꼬를 트는데 의미가 있다”며 “가셔서 많은 대화를 나눠서 좋은 남북관계 개선이 도움이 되는 그런 결과를 가지고 오셨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는 김정일 위원장과 특수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서 그러한 이야기를 하면서 조금 더 박근혜 대통령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에 장점과 지금 미국 등 국제정세를 설명해주는 기회를 가졌으면 하고 생각했는데 아쉽다”고 거듭 수행단에 포함되지 못 한 것을 아쉬워 했다.

한편 이희호 여사는 2011년 12월 김정일 국방위원장 장례식 문상 후 3년 9개월여 만에 방북한다.

이희호 여사는 오늘 오전 10시경 김포공항을 출발해 북한 땅을 밟은 후 8일 오전까지 3박 4일 동안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지난해 말부터 추진돼 온 이희호 여사의 방북은 북측이 3일 김대중평화센터 앞으로 초청장을 보내면서 확정됐고, 통일부는 같은 날 저녁 관련 행정절차를 완료했다

이희호 여사의 오늘 방북은 국내 항공사인 ‘이스타항공’의 항공기를 타고 서해 직항로를 통해 평양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돼 있다.

이희호 여사는 방북기간 동안 평양산원·애육원·아동병원·묘향산을 방문한다. 숙소는 2000년 남북정상회담과 2011년 김정일 장례식 조문 당시 썼던 백화원초대소와 묘향산 호텔이다. 이 이사장은 의약품과 함께 직접 뜬 털목도리 등을 북측에 전달할 계획이다.

이희호 여사와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제1비서간 면담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희호 여사의 오늘 방북에는 김성재 전 문화부 장관을 비롯해 장충식 고문(단국대 이사장)·최용준 부이사장·백낙청 이사(서울대 명예교수)·윤철구 사무총장·최경환 공보실장·박한수 기획실장 등 김대중평화센터 관계자 6명이 동행한다.

이희호 여사가 설립한 인도지원단체인 ‘사랑의 친구들’에선 윤장순 초대운영위원장, 장석일 성애의료원장, 이정원 사무총장이 방북 명단에 포함됐다. 장석일 원장은 주치의로서 이희호 여사의 건강을 살핀다. 이 밖에 비서 2명, 경호원 4명, 전속 사진·동영상 기사 2명이 동행한다.

정부는 이희호 여사의 오늘 방북이 개인 자격의 방문임을 강조하며, 대북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소극적 태도를 보였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