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7번째 대기록…박인비가 달성한 커리어 그랜드 슬램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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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년 8월 3일 04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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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제’ 박인비(27·KB금융그룹)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브리티시오픈(총상금 300만 달러· 우승상금 45만 달러)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커리어 그랜드슬램’이라는 대기록을 수립했다.

박인비는 2일(현지시간· 한국시간 3일 오전) 영국 스코틀랜드의 트럼프 턴베리 리조트 에일사코스(파72·6410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이글 1개, 버디 7개, 보기 2개로 7타를 줄여 최종합계 12언더파 276타로 역전 우승을 일궜다.

박인비는 LPGA 통산 7번째, 동양인으로는 처음 커리어 그랜드슬램(은퇴 전까지 4개 메이저대회 우승)을 달성했다. 한국 여자골프의 전설 박세리도 이루지 못한 위업이다.

스포츠에서 그랜드슬램이란 한 시즌에 4대 메이저대회를 모두 석권하는 것을 말한다. 투어 형태로 운영되는 미국 남·녀프로골프(PGA·LPGA)와 남·녀프로테니스(ATP·WTA)에서 주로 사용된다.

그러나 LPGA 투어 역사상 진정한 의미의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선수는 없다. 투어 초창기 2~3개 뿐인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한 선수는 있었지만 4개 대회 체제로 유지된 후부터는 없었다.
메이저 대회는 일반 투어 대회와 차원이 다른 상금과 포인트가 걸려있기 때문에 경쟁이 치열하다. 한 시즌에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한 차원 양보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선수들이 있지만 이 또한 무척 힘들다.

박인비에 앞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선수는 루이스 석스(1957년), 미키 라이트(1962년), 팻 브래들리(1986년), 줄리 잉스터(1999년·이상 미국), 캐리 웹(2001년·호주), 아니카 소렌스탐(2003년·스웨덴) 뿐이었다.

박인비는 2013년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현 ANA 인스퍼레이션), US오픈, LPGA챔피언십(현 KPMG 위민스 PGA챔피언십) 등 3개 메이저 대회 정상에 오르며 커리어 그랜드 슬램이라는 대기록에 도전했지만 브리티시오픈과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고배를 마시며 실패했다. 브리티시오픈과 에비앙 챔피언십 가운데 한 대회만 우승해도 목표를 이룰 수 있었다.
박인비가 우상으로 삼는 박세리는 LPGA 통산 25승과 메이저 5승으로 명예의 전당에 올랐지만 한 대회 우승 트로피가 없어 커리어 그랜드슬램은 달성하지 못했다. 박세리는 위민스 PGA 챔피언십, US 여자오픈, 브리티시여자오픈 트로피는 모두 가졌지만 ANA 인스피레이션은 정복하지 못했다.

남자 프로골프 투어 PGA에서도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2000년 미국)를 포함해 5명밖에 없다. 잭 니콜라우스(1966년), 게리 플레이어(1965년), 벤 호건(1953년), 진 사라센(1935년) 등이다.

박인비는 소렌스탐 이후 끊긴 명맥을 잇는 동시에 동양인 최초 기록 달성자가 됐다.

LPGA의 커리어 그랜드슬램은 PGA와 프로테니스에 비해 정통성 면에서는 뒤진다. LPGA 측에서 4대 메이저대회의 전통을 제대로 지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선수 입장에서는 힘든 경쟁 속에서 현역 생활 통틀어 4개의 메이저 대회 정상에 오른다는 것은 대단한 의미있는 일이라고 볼 수 있다,

LPGA는 2013년에 에비앙 마스터스를 에비앙 챔피언십으로 이름을 고치고 메이저대회로 승격시켰다. 이에 따라 최초로 5개 메이저대회 체제가 됐다.

이에 따라 5개 대회 중 4개 대회를 석권하면 그랜드슬램으로 인정한다는 유권해석을 내리기도 했다.

박인비는 9월 열리는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또 하나의 진기록에 도전한다. 현존 5개의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하는 ‘슈퍼 슬램( Super Slam)’이다.
LPGA 사상 슈퍼 슬램은 단 한 명만 달성했다. 호주이 캐리 웹이 주인공이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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