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취임 1년 최경환, 경제 못 살리면 여의도 꿈도 꾸지 말라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8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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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국회의원인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경제 사령탑을 맡은 지 16일로 1년이 된다. 어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세월호 참사로 경제가 어렵다고 할 때 들어와서 절박한 심정으로 혼신의 힘을 다한 1년”이라고 자평했다. 지난해 “지도에 없는 길을 가겠다”며 의욕적으로 출발한 최 부총리는 내수 활성화, 경제 혁신, 민생 안정을 3대 목표로 내걸었지만 성과는 아직 미흡하다. 동아일보가 10명의 전문가에게 지난 1년의 경제 성과를 물어본 결과 10점 만점에 6.6점에 그쳤다. 국민들이 느끼기에는 이것도 후한 점수다.

일본 아베 신조 총리의 경제 정책에 빗댄 ‘최노믹스’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그러나 한국 경제는 여전히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취임 직후 최 부총리는 기진맥진한 경제의 기(氣)를 살리겠다며 분양가 상한제,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같은 부동산 규제를 풀었다. 주택거래 시장이 활기를 띠는 성과가 있었다. 그러나 실물경제가 살아나지 않은 데다 가계부채는 사상 최대치인 1100조 원을 넘어섰다. 다음 세대에 넘겨질 수밖에 없는 재정적자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46조 원을 투입한 경기부양책의 효과가 올 상반기부터 나타날 것이라는 예상도 빗나갔다. 수출과 내수 등 경제지표도 개선 기미가 없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이 상태로 가면 3%대에서 2%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경제 혁신을 위한 공공 노동 금융 교육의 4대 개혁 성과는 지지부진하다. 설상가상으로 메르스 사태에 그리스발 충격, 중국의 증시 폭락이 겹치면서 경제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일각에서 당청 갈등을 이유로 친박 실세인 최 부총리의 국회 복귀를 거론하는 것은 무책임하고 부적절하다. 박근혜 대통령은 어제 국무회의에서 내각을 향해 “개인적인 행로는 있을 수 없을 것”이라며 경고성 발언을 했다. 내년 치러지는 총선을 의식하며 마음이 콩밭에 가 있는 장관이 소신 있는 행정으로 민생에 전념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최 부총리는 복귀 시점에 연연하지 말고 국민을 위한 헌신과 성공적인 국정 수행을 위해 힘을 쏟아야 한다. 경제를 본궤도에 올려놓기 전에는 국회로 돌아갈 수 없다는 비장한 각오가 필요하다.
#취임 1년#최경환#경제#여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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