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만의 가뭄 北, 유엔에 가뭄피해 지원 요청”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5일 17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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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만의 가뭄을 겪고 있다”고 주장해 온 북한이 최근 유엔에 수인성 질병 의약품 지원을 요청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4일 전했다. 북한은 국제사회에는 가뭄 피해 복구를 위한 지원을 요청하면서도 정작 지원 의사를 밝힌 한국에는 지원을 요청하지 않고 있다.

VOA에 따르면 유엔은 국제 협력기구, 민간단체와 함께 10일 함경북도 지역을 방문해 가뭄 상황을 확인한 뒤 작성한 공동 조사 보고서 초안에서 “북한 당국자가 유엔 공동조사단에 수질정화제와 수인성 질병 예방을 위한 의약품 지원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공동조사단은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 식량농업기구(FAO) 유엔개발계획(UNDP) 세계보건기구(WHO) 등으로 구성됐다.

공동조사단은 보고서에서 “가뭄으로 마실 물이 부족할 뿐 아니라 수질이 나빠져 수인성 질병이 특히 큰 문제”라며 “북한 당국이 가뭄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인정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가뭄으로 인해 보리 등 이모작 수확량이 지난해에 비해 약 40~50% 줄 가능성이 있고 가뭄이 계속되면 올해 가을 쌀과 강냉이 수확량도 액 30~40%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북한의 심각한 가뭄이 식량난으로 이어진다고 보기 어렵다는 반론도 나온다. 북한농업 전문가 권태진 GS&J 인스티튜트 북한동북아연구원장은 “가뭄으로 6월 말 수확하는 이모작 작황이 (지난해에 비해) 20% 감소가 불가피하지만 이모작 작물이 (전체 곡물 생산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에 불과하다”며 “당장 식량난이 닥친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대규모 식량 지원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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