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손잡은 이종걸 “당무 복귀”… 野 계파갈등 봉합 실마리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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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李 심야회동 ‘통합’ 의견 모아
李, 친노 사무총장 강행 항의하고 文, 당직 등 폭넓은 의견수렴 약속
李, 예결위원은 비노 일색으로 채워… 친노측 “보복 인선” 볼멘소리

새정치민주연합 최재성 사무총장 인선 강행을 두고 충돌해 온 문재인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가 2일 두 차례 만나 ‘통합’에 의견을 모았다. 이 원내대표는 3일 최고위원회부터 당무에 복귀하기로 했다. 2일 오후 4시 반부터 2시간 30분가량 이어진 1차 회동과 오후 10시부터 진행된 2차 회동에서 두 사람은 장시간 토론을 계속했다. 이 자리에서 이 원내대표는 문 대표에게 최 사무총장을 독단적으로 인선한 것에 대한 항의의 뜻을 전했다. 이어 5월 문 대표가 발표하지 못한 ‘당원들에게 드리는 글’의 작성 배경 등을 물었고 문 대표는 이를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표와 이 원내대표는 이날 당내 소통이 부족했음을 공감하고 당직 인선 등 당무 운영 전반에 관해 최고위원 등과 의견을 나누기로 했다.

그러나 당내 친노(친노무현) 진영과 비노(비노무현) 진영 간의 불화는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최근 인선을 마친 야당 몫 예산결산특별위원에 친노계 대신 비노계 의원들이 대거 기용된 것을 두고 “비노 진영의 ‘보복’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그러나 예결위원 인선은 원내대표의 권한이어서 비노 성향의 이 원내대표가 ‘색깔’을 드러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야당 예결위 간사는 비노의 안민석 의원이 맡았고, 이 원내대표와 가까운 비노 진영의 박기춘 주승용 강창일 변재일 정성호 최원식 권은희 김관영 의원 등이 예결위원이 됐다. 비노 의원이 절반 이상이며 친노 진영은 지역(부산) 배려로 포함된 배재정 의원 정도를 제외하면 거의 전멸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내에서 “문 대표가 최 사무총장 임명을 강행한 것에 대해 이 원내대표가 맞불을 놓았다” “친노에 대한 비노의 복수”라는 말이 나오는 배경이다.

올해 예결위는 의원들의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했다. 예결위원이 되면 내년 총선에 대비해 지역 예산을 따내는 데 더 유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비노 진영 원내대표의 ‘입김’이 작용했다고 친노 진영 측은 보고 있다.

친노 진영은 박기춘 국회 국토교통위원장이 예결위원이 된 것을 문제 삼고 있다. 한 친노 의원은 “예결위에 유례가 없을 정도로 특정 계파로 채운 것도 문제지만 ‘알짜’ 상임위원장을 포함시킨 건 지나치다”고 지적했다.

예결위에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의원이 전무하다는 지적도 있다. 김성주 의원은 최근 비공개 회의에서 “복지 예산의 비중이 날로 커지는 데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복지 예산 전쟁’이 벌어질 텐데 어떻게 복지위 소속 의원이 단 한 명도 없느냐”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이 원내대표는 “추후 사·보임을 통해서라도 조정하겠다”고 해명했다고 한다.

한상준 alwaysj@donga.com·황형준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최재성#문재인#이종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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