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곤 새정치 혁신위원장직 수락, 정치적 승부수?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25일 20시 23분


코멘트
‘독배(毒杯)일까 성배(聖杯)일까.’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장을 맡기로 한 김상곤 전 경기교육감은 독배인 줄 알면서도 당을 위해 헌신하는 마음으로 수락했다는 뉘앙스로 24일 수락 소감을 밝혔다.

하지만 새정치연합 내부에서는 “김 전 교육감이 혁신위원장 직을 맡음으로써 그 나름의 정치적 승부수를 띄운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쉽지 않은 선택이지만 영광의 잔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였다는 평가다.

재선 교육감 출신인 김 위원장은 지난해 6·4 지방선거에서 경기지사에 출마했지만 무상버스 공약이 여론의 질타를 받으며 경선에서 탈락했다. 한 달여 뒤 치러진 지난해 7·30 재·보궐선거에서도 수원 권선에 공천을 신청했지만 당은 백혜련 변호사를 전략 공천했다. 올해 4월 성남 중원 보궐선거 출마도 저울질했지만 당의 경선 방침 결정에 불출마했다.

원내 진입을 위한 시도가 번번이 좌절되는 것을 두고 “당내 기반이 없어 견제를 받은 것”이라는 말이 나왔다. 김 전 교육감이 혁신위원장을 맡은 것이 정치적 활로를 찾기 위한 성배일 수도 있다고 보는 이유다.

일각에선 광주 출신의 김 전 교육감이 정치적으로 도약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야당 관계자는 “중진 용퇴와 호남 물갈이 등 요구되는 역할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 ‘혁신’의 이미지를 굳힐 수 있다”며 “호남 출신의 차기 대권주자로도 발돋움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예상했다. 또 다른 야당 관계자는 “이미 김 전 교육감 진영에서는 2012년부터 ‘대망론’에 대한 야심을 숨기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김 전 교육감 측 관계자는 25일 “개인적 입지의 문제는 배제하고 위원장을 맡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형준 기자constant25@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