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 SUV… 콤팩트 SUV… 쿠페 SUV… 대체 무슨 차이야?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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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 SUV 5개 대표모델 비교해보니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콤팩트 SUV, 스포츠액티비티차량(SAV), 쿠페 SUV….’

용어는 다양하지만 모두 SUV를 지칭하는 말이다. 국내 SUV 시장이 올해 1분기(1∼3월) 8만9192대로 지난해 동기보다 13.1% 커지면서 자동차 업체들이 끊임없이 세그먼트를 세분하고 차종 간 경계를 허물면서 SUV를 부르는 이름도 다양해졌다. 세그먼트는 차량의 등급을 나타내는 용어로 차량의 크기나 배기량 등을 기준으로 분류한다.

무엇을 근거로 세그먼트를 분류한 것이냐란 질문에 업체들의 답변은 똑같았다. “어차피 해당 세그먼트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있는 게 아니므로 우리가 이름 붙이기 나름이다.”

최근 업체들이 가장 관심을 기울이는 건 작은 SUV다. 지난해에는 기존 SUV보다 약간 작다는 뜻에서 ‘콤팩트 SUV’를 잇달아 선보였다. 올 1월 쌍용자동차가 티볼리를 내놓은 뒤에는 콤팩트 SUV보다 더 작은 ‘소형 SUV’가 많이 나온다. 두 용어는 때로는 같은 의미인 양 쓰이기도 한다.

그러나 동아일보 취재팀이 자동차관리법 시행규칙상 ‘자동차의 종류’ 기준에 따라 소형 SUV의 대표 모델(한국GM 쉐보레 트랙스, 르노삼성자동차 QM3, 쌍용차 티볼리, 닛산 쥬크, 푸조 2008)의 제원을 비교했더니 진정한 소형 SUV는 한 대도 없었다. 시행규칙상 소형 SUV는 소형 승용차에 포함된다. 그 기준은 배기량 1600cc 미만으로 길이 4.7m, 너비 1.7m, 높이 2.0m 이하여야 한다.

5개 모델 모두 너비가 기준치를 넘겼다. 티볼리가 1795mm로 가장 컸다. 푸조2008이 1740mm로 그나마 작았다. 쥬크는 배기량(1618cc)도 기준치보다 컸다. 현대자동차가 “소형 SUV 시장을 잡겠다”며 3월 선보인 신형 투싼 1.7L 디젤 모델은 배기량(1685cc)과 너비(1850mm) 모두 기준치에 맞지 않았다.

콤팩트 SUV로 불리는 모델 중 준중형이라고 하기엔 너무 큰 경우도 있다. 한국토요타자동차는 지난해 10월 NX300h를 내놓으며 렉서스 모델로는 최초의 콤팩트 SUV라고 밝혔다. 그러나 배기량은 2494cc로 시행규칙상 대형 승용차(2000cc 이상)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지난해 8월 브랜드 최초의 콤팩트 SUV로 내놓은 더 뉴 GLA 클래스나 혼다 CR-V도 마찬가지다. 각각 배기량이 2143cc, 2354cc로 중형차 기준을 넘겼다.

이 모델들의 세그먼트가 잘못 됐다고 지적할 근거는 없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 관계자는 “소형 또는 콤팩트 SUV를 분류하는 명확한 기준이 없기 때문에 업체가 자기 브랜드에서 제일 작거나 기존 모델보다 다운사이징해 내놓은 경우 해당 시장에 포지셔닝하겠다는 뜻에서 그렇게 분류해도 아무도 그게 맞다거나 틀리다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SUV 세그먼트는 이외에도 많다. BMW는 X1, X3, X5를 SAV로, X4와 X6은 스포츠액티비티쿠페(SAC)로 부른다. 레인지로버 이보크는 쿠페 SUV다. 쉐보레 올란도는 액티브라이프비이클(ALV), 포르셰 마칸은 콤팩트 SUV 스포츠카로 분류된다.

SUV 세그먼트가 세분되는 것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고객의 다양한 욕구를 반영하는 것이고 기술력이 좋아져 세그먼트 간 플랫폼을 공유할 수 있다는 뜻이므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또 다른 관계자는 “명확한 기준이 없는 상황에서 고객들에게 혼란만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소형#SUV#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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