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수능 영어 EBS지문 바꿔낸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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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개선안 확정 발표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지난해처럼 쉽게 출제된다. 영어에서 EBS 교재 지문을 그대로 사용하는 문제는 축소된다. 교육부는 31일 이 같은 내용의 ‘2016학년도 수능시행 기본계획’과 ‘수능 출제오류 개선방안’ 확정안을 발표하고 올해 수능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수능 출제 난이도에 대해 교육부는 “작년과 같은 출제 기조를 유지한다”고 밝혀 쉬운 수능 기조를 이어갈 방침임을 예고했다. 지난달 17일 발표한 시안에서는 “지난해 영역별 만점자가 과도하게 발생해 학생들을 변별할 수 있도록 다양한 난이도의 문제를 출제하겠다”는 내용이 있었지만 확정안에는 삭제됐다. 시안 발표 이후 “수능이 다시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자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조치다. 상위권 수험생들의 변별력을 높이기보다는 전체 수험생의 학습 부담 경감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수능 수학B에서는 만점자가 4.3%나 나왔다.

교육부 관계자는 “상위권 수험생들을 가르기 위해 변별력을 높인다고 하면 또 다른 혼란이 벌어진다”며 “전체 학생이 수학을 쉽게 느끼고 흥미를 갖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출제 수준이 비슷하다고 해서 만점자가 지난해처럼 많을 것이라고 단언하기는 어렵다. 김희동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6월, 9월 모의평가에 따라 난이도를 예상해야 한다”며 “어느 정도의 변별력을 갖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준비하는 것이 낫다”고 조언했다.

수능과 EBS 교재 연계율은 70%를 유지하지만 영어과목 일부 문항의 연계 방식은 바뀐다. 교육부는 한국어 해석본만 암기해도 풀 수 있는 유형의 문제는 EBS 지문을 그대로 활용하지 않고 변형 지문을 출제하기로 했다. 이러한 유형의 문제는 지문의 주제나 목적을 찾는 ‘대의 파악’ 유형과 지문 내용과 일치하는 것을 찾는 ‘세부 정보’ 유형이다. 영어 듣기평가를 제외한 28문항 중 대의 파악은 6문항, 세부 정보는 4문항이 출제되는데, 이 중 7, 8문항이 EBS 교재 지문을 그대로 사용해 왔다. 올해부터는 이런 유형의 문제에서는 지문의 소재나 주제는 비슷하지만 내용이 다른 지문을 출제한다. 예를 들어 온실효과의 원인을 다룬 지문이 EBS에 수록됐다면 온실효과라는 소재를 사용하되 내용을 바꿔 출제한다는 것이다. 다른 유형의 문제에서는 EBS 지문을 그대로 출제할 수 있다.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연계 방식이 바뀌어도 난이도에 큰 영향은 없다고 밝혔다. 대의 파악과 세부 정보 문제는 기초적인 문제라 EBS와 연계하지 않은 문제도 정답률이 높다는 것. 평가원은 “변형 지문도 가급적 쉬운 단어와 문장을 사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상위권은 체감 난이도에 차이가 없을 것”이라면서 “중하위권 학생들은 지문 외우는 방식의 공부를 지양하라”고 조언했다.

이번 확정안에는 수능 출제위원(240명 안팎) 중 특정 대학 출신이 많다는 지적에 따라 출제위원 중 특정 대학 출신자 비율을 현행 50% 이내에서 2018학년도까지 20% 이하(48명 안팎)가 되도록 낮추는 방안도 포함됐다. 반면 교사 출제위원 비율은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또 출제 오류를 방지하기 위해 별도의 검토위원단을 만들기로 했다.

올해 수능은 11월 12일에 실시하며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국어, 수학에서 A, B형을 선택하는 수준별 시험을 치른다. 단, 두 영역 모두 심화형인 B형을 선택할 수는 없다.

남윤서 기자 bar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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