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새샘 기자의 고양이끼고 드라마]극중 주인공과 함께 힘 빠진 드라마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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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 ‘하우스 오브 카드’ 시즌3

‘하우스 오브 카드’ 시즌3에서 대통령 자리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프랭크. 스카이드라마 제공
‘하우스 오브 카드’ 시즌3에서 대통령 자리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프랭크. 스카이드라마 제공
미국 동영상 사이트 넷플릭스의 히트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 시즌3가 공개된 지 한 달이 됐다. 이전 시즌처럼 전체 에피소드를 한 번에 공개해 시청자들이 ‘몰아 보기’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시종일관 냉소적인 시선을 유지하며 미국 정치를 비꼬는 특유의 분위기도 여전하다.

하지만 반응은 예전만 못하다. 넷플릭스는 원래 작품의 조회수를 공개하지 않지만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화제가 됐던 이전 시즌과 달리 시즌3는 공개 첫날마저 다른 화제에 밀려 검색어 순위에조차 등장하지 못했다. 미국 영화 리뷰 사이트 ‘로튼토마토’의 전문가 평가 지수도 이전 시즌에 비해 10%포인트 정도 하락한 76%를 기록했다.

작품 자체의 재미도 예전보다 덜하다. 시즌1, 2는 주인공 프랭크 언더우드(케빈 스페이시)와 부인 클레어(로빈 라이트)가 워싱턴 정가에서 차곡차곡 승리해 마침내 대통령 자리에 오르는 과정을 그렸다. 시즌3는 1인자의 자리에 오른 두 부부가 자리를 지키려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다룬다.

1인자는 고독하다. 원래 쫓는 쪽보다 쫓기는 쪽이 힘이 달리기 마련,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도 있는 법이다. 임기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지지율은 초반부터 급락하고 민주당 지도부마저 그에게 차기 대선을 포기하라고 요구한다. 여기에 강력한 카리스마로 무장한 경쟁자, 현실 속의 누군가를 떠올리게 하는 KGB 요원 출신의 러시아 대통령까지 등장한다. 설상가상으로 부부보다는 전략적 파트너에 가까웠던 프랭크와 클레어의 사이도 멀어진다.

시즌3 첫 장면에서 자신을 평생 고생시킨 아버지의 묘비에 소변을 보며 자신만만했던 프랭크는 시즌 마지막, 중요한 것을 잃고 절망한다. 승리를 위해서라면 달리는 지하철에 직접 사람을 밀어 넣고, 성폭행 피해 사실마저 공개하던 프랭크와 클레어를 보며 은근한 카타르시스를 느꼈던 시청자라면 다소 맥이 빠지는 전개일 수밖에 없다.

최근 시청률 조사업체인 닐슨은 이르면 올해 넷플릭스와 아마존TV의 작품 조회수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넷플릭스는 현재 사이트 가입자 수만 공개하고 있다. ‘하우스…’의 시즌4가 만들어진다면 2016년 초가 될 테니 그때쯤이면 넷플릭스의 최고 히트 상품, ‘하우스…’의 운명도 알 수 있을 듯하다.

iamsam@donga.com
#하우스 오브 카드#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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