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일 협의 ‘빈손’… “실무기구 만들어 합의안 반드시 낼것”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28일 03시 00분


코멘트

[공무원연금 개혁 대타협기구 사실상 연장]
28일 공식 활동 종료… 추가 논의

속타는 대타협기구 27일 국회에서는 공무원연금 개혁을 위한 국민대타협기구의 마지막 전체회의가 열렸다. 
고개를 숙인 채 고심하고, 넥타이를 고쳐 매고, 목이 타는 듯 물을 마시는 등 참석자들의 모습이 대타협기구가 겪고 있는 합의 
과정의 어려움을 보여주는 듯하다. 위 왼쪽 사진부터 새누리당 김현숙 의원, 새정치민주연합 강기정 의원, 김용하 순천향대 교수, 아래 왼쪽부터 김성광
 공적연금 강화를 위한 공동투쟁본부 집행위원장, 이태한 보건복지부 인구정책실장.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속타는 대타협기구 27일 국회에서는 공무원연금 개혁을 위한 국민대타협기구의 마지막 전체회의가 열렸다. 고개를 숙인 채 고심하고, 넥타이를 고쳐 매고, 목이 타는 듯 물을 마시는 등 참석자들의 모습이 대타협기구가 겪고 있는 합의 과정의 어려움을 보여주는 듯하다. 위 왼쪽 사진부터 새누리당 김현숙 의원, 새정치민주연합 강기정 의원, 김용하 순천향대 교수, 아래 왼쪽부터 김성광 공적연금 강화를 위한 공동투쟁본부 집행위원장, 이태한 보건복지부 인구정책실장.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공무원연금 개혁을 위한 국민대타협기구가 27일 최종 합의안 도출에 이르지 못하고 90일 동안의 활동을 종료했다. 그 대신 여야, 공무원노조, 전문가가 참여하는 실무기구를 새롭게 만들어 추가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사실상 대타협기구 활동을 연장한 셈이다.

○ 실무기구 통해 단일 합의안 내기로

대타협기구는 종료 시한을 하루 앞둔 이날 제6차 전체회의를 열고 마지막 조율에 나섰다. 야당 측 추천위원인 중앙대 이병훈 교수는 “정부와 이해당사자인 공무원단체가 함께 참여하는 실무기구를 구성해 현재 마무리하지 못한 논의를 계속하자”고 제안했고 여야와 공무원노조도 찬성 의사를 밝혀 회의는 곧바로 정회됐다.

대타협기구는 3시간가량 비공개 회의를 계속한 끝에 “미진한 쟁점사항에 대해 실무기구를 만들어 협의를 계속해 나갈 것을 양당 원내대표에게 요청하기로 했다”며 “실무기구는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단일 합의안을 반드시 도출키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별도의 실무기구를 만드는 것은 26일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와 공무원노조의 비공개 면담에서 합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여당도 “타협안을 낼 수 있다면 시간을 좀 더 가져도 된다”며 찬성했다.

다만 대타협기구는 실무기구의 활동 기간 결정은 여야 원내대표에게 위임했다. 여당은 4월 임시국회 개회(7일) 전에 실무기구 활동이 마무리되어야 한다고 보지만 야당과 공무원노조는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태도다. 또 실무기구에서 단일 합의안을 도출하면서 ‘공적연금 기능 강화와 국민연금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사회적 기구를 구성한다’고 명시한 것도 향후 쟁점이 될 수 있다.

○ ‘김용하 안’ 급부상

27일 대타협기구 회의에 앞서 새정치연합은 새누리당 측 추천위원인 순천향대 김용하 교수가 내놓은 안에 적극적인 찬성 의사를 밝혔다. ‘김용하 안’은 여당이 주장했던 구조개혁은 포기하는 대신 기여율을 현행 7%에서 10%로 올리고, 지급률을 현행 1.9%에서 1.65%로 낮추는 안이다.

대타협기구에 따르면 현행 공무원연금 제도로는 2085년까지 2175조 원이 투입되어야 하지만 ‘김용하 안’은 2085년까지 1746조 원을 투입하면 돼 429조 원가량 절감효과가 있다. 김용하 교수는 “소득대체율은 50%대를 유지하면서 더이상 국민 세금이 추가로 들어가지 않는 수지균형안”이라고 설명했다.

새누리당 핵심 관계자는 “재정 절감 효과가 크다면 (이 안을) 반대할 이유는 없다”며 “현재 논의 중인 여러 안 중 ‘김용하 안’이 재정 절감 효과가 가장 큰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흐름이 이날 별도의 실무기구 설치에 합의한 배경이 됐다는 분석이 있다.

다만 구조개혁을 포기하는 것에 대한 여당 내부의 반발도 적지 않다. 대타협기구 관계자는 “구조개혁을 핵심으로 하는 ‘김태일 교수 안’도 충분히 논의될 수 있다”고 말했다.

○ 공투본, 28일 여의도 집회 강행

이에 앞서 공무원노조는 27일 오전 고통 분담을 위해 ‘더 내는 것’은 감수할 수 있지만, 소득대체율은 가입 기간 33년 기준 62.7%인 현행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공식 의견을 내놓았다.

공무원노조는 새누리당의 구조개혁 방안은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향후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을 통합하기 위해 신규 임용자와 재직 공무원을 단계적으로 분리하면 연금이 하향 평준화될 수밖에 없다는 이유였다.

새정치연합 방안에 대해서도 “국민연금과 연계하는 이중구조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기여율과 지급률의 구체적인 수치와 관계없이 공무원연금 부과 방식에 국민연금 계산 방식을 도입하는 설계 자체가 문제라는 것이다.

한편 이날 대타협기구 회의가 끝나기 직전 일부 공무원노조 조합원이 회의장에 들어와 “공무원에게 고통을 전가하는 개혁안에 동의한 적 없다”며 항의했다. 공적연금 강화를 위한 공동투쟁본부(공투본)는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7만 명이 모이는 대규모 집회를 예정대로 강행하기로 했다.

한상준 alwaysj@donga.com·이현수·홍정수 기자
#공무원연금#국민대타협기구#종료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