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자질논란’ 서울대공원장 결국 퇴진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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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4월 임기만료… 재계약 안해”
개방직 2년만에 퇴진은 이례적… 박원순 시장 코드인사 물갈이 분석

박원순 서울시장의 대표적인 ‘코드 인사’로 꼽혔던 안영노 서울대공원장(49·사진)이 다음 달 물러난다. 김영환 서울시 인사과장은 “안 원장의 2년 임기가 4월 18일자로 만료되는데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26일 밝혔다.

안 원장은 2013년 4월 취임 초부터 자질 논란과 구설에 오르내렸다. 인디밴드(허벅지밴드) 보컬 출신으로 문화예술계 인사로 분류되는 안 원장은 재임 기간 내내 “전문성이 없다”는 비판에 시달렸다. 또 대공원(직원 500명)처럼 큰 조직을 관리해 본 경험이 없는 점도 문제가 됐다. 그럼에도 박 시장과는 돈독한 친분 관계여서 코드 인사의 대표적 사례로 꼽혔다.

그러나 취임 2년 만의 퇴진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서울시 관계자는 “민간인에게 공직을 개방한 이후 별다른 하자가 없으면 최소 1회는 재계약을 하는 게 관례”라고 밝혔다. 실제로 안 원장 직전 개방형 직위로 대공원장을 지낸 이원효 전 원장(현 국립생태원 전시생태관리본부장)은 2003년부터 10년간 자리를 지켰다.

서울시 안팎에서는 안 원장 퇴진을 코드 인사 물갈이 차원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박 시장은 이달 초 자신과 가까운 시민단체 출신의 비서진과 ‘곽노현(전 서울시교육감) 라인’으로 분류됐던 송병춘 감사관을 교체했다. 또 내부 갈등을 보이던 서울시립교향악단 이사진도 대폭 정리했다. 또 다른 서울시 관계자는 “재작년 ‘시베리아호랑이 사육사 습격사건’ 때 대공원 측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등 (안 원장이) 박 시장으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며 “차기 대선 주자로 주목받는 입장에서 안 원장을 교체할 필요가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철호 기자 iron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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