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방미 아베, 상하원 합동연설 기정사실화? 의원들 반발이…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5일 18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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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미국을 방문하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상·하원 합동연설 성사가 기정사실화되는 데 대해 공화당과 민주당의 일부 의원들이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을 방문 중인 정의화 국회의장과 길정우 새누리당 의원 등은 4일(현지 시간) 베이너 하원의장과 에드 로이스 하원 외교위원장(공화·캘리포니아) 등을 접견한 뒤 워싱턴 특파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이러한 분위기를 전했다. 아베 총리가 과거사에 대해 진정으로 사과하지 않았는데도 존 베이너 미 연방 하원의장(공화·오하이오) 등 공화당 지도부가 합동연설을 기정사실화하려 하자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정 의장은 이날 오전 베이너 의장을 만난 자리에서 “진정한 사과와 그에 따른 행동이 함께 할 때 함께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며 “(아베 총리가) 만약 의회 연설을 하게 된다면 과거 침략사의 족쇄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했다. 이에 베이너 의장은 특별한 대답 없이 고개만 끄덕였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하지만 이어진 오찬에서 만난 다른 의원들은 “공화당 지도부가 아베 총리의 의회 연설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담당 상임위원회(외교위)와 상의조차 하지 않았다”며 좌절감을 토로했다고 정 의장 등은 전했다.

한 의원은 “아베가 연설을 하게 되건 안 하게 되건 나는 의사당에서 그의 역사인식의 문제점이 무엇이고 그것이 동북아 평화와 안녕에 문제가 된다는 것을 반드시 기록에 남길 것”이라고 말했다고 정 의장 등은 전했다.

다른 의원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2005년 이슬람 신도 학살 사건으로 미국 비자발급이 거부됐지만 이후 잘못을 바로잡으면서 미국을 방문하고 국빈 만찬에도 초대된 사례를 언급했다. 아베 총리도 모디 총리처럼 반성을 해야 한다는 점을 촉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의원들의 반응으로 볼 때 아베 총리의 연설이 사실상 결정되었거나 최소한 막바지 단계에 이르렀다는 관측이 나온다. 4월 27일로 조율됐다는 전언도 있다. 성사될 경우 일본 총리가 미 연방 상·하원 합동연설 자리에 서는 것은 처음이다. 하지만 주미 대사관 측은 “아직 결정된 것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신석호 특파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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