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명 고객 이름을 몇년간 기억하는 이 남자, 비결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1일 15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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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 호텔에 몇 년 만에 오는 것인데 어떻게 제 이름을 기억하세요.”

홍콩에 있는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의 컨시어지 인디라 펀 지배인(35)은 고객 이름을 잘 기억해 이런 칭찬을 자주 듣는다. 그는 “11년 동안 이 일을 하면서 마치 근육을 단련하듯 고객 이름을 기억하는 훈련을 했다. 이젠 수천 명의 이름을 즉시 떠올릴 수 있게 됐다”고 말한다.

주간지 뉴욕타임즈 매거진은 28일 펀 지배인이 소개한 이름 기억법을 요약해 소개했다. 우선 첫인사를 나눌 때 마치 사진을 찍듯 상대의 특징과 이름을 함께 머리 속에 등록시킨다. 예를 들어 고객의 걸음걸이가 특이하면 그 모습과 고객 이름을 ‘머리 속 사진(a mental photo)’으로 저장하고, 곧바로 그 이름을 두세 번 부르면서 기억하는 게 좋다. 펀 지배인은 “첫인사를 나눌 때 집중해야 한다. (이름을 잘 기억하려면) 자신의 뇌가 카메라처럼 돼야 한다”고 말했다.

미리 약속된 중요한 사람을 만날 때는 단 몇 분이라도 그 사람에 대한 사전(事前) 공부를 하는 걸 일상화해야 한다. 그 사람 이름과 직위, 취미 같은 몇 가지 기호만 숙지해도 그 만남을 편안하게 이끌어갈 수 있다. 상대를 어떻게 불러야 할지 모르거나, 잘못 부르면 분위기를 망칠 수 있다.

펀 지배인은 발음하기 어려운 외국 이름은 기억하기 어렵다는 두려움을 가질 필요도 없다고 조언한다. 그런 이름일수록 기억하는데 더 많은 노력이 들었기 때문에 잘 잊어먹지도 않는다는 것. 그는 “(어려워도) 그 이름을 상대 앞에서 발음해 보라. 만약 잘못 됐으면 상대에게 수정해 달라고 해라. 그렇게 교정 받는 절차를 겪으면 (이름 기억이) 더 잘 된다”고 말했다.

이렇게까지 하며 필사적으로 수천 개의 이름을 외워야 하는 이유가 뭘까. 펀 지배인은 “누구나 예외 없이 다른 사람이 자기 이름을 불러주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는 뇌 과학계에서도 증명된 사실이라고 매거진은 전했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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