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쓰오일 34년만에 적자…“유가 탓 4분기에만 3100억 재고손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30일 16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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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쓰오일이 34년 만에 적자를 냈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지난해 4600억 원의 제품 재고손실을 본 탓이다. 에쓰오일은 원유 정제시설이 처음 가동한 1980년 이후 한 번도 적자를 낸 적이 없었다.

에쓰오일은 30일 기업설명회(IR)를 열고 지난해 매출은 28조5576억 원, 영업손실은 2589억 원을 냈다고 밝혔다. 매출은 2013년에 비해 8.3%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2013년 3660억 원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했다. 부문 별로는 국제유가 하락으로 전체 매출에서 80.8%를 차지하는 정유 부문이 6987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대신 석유화학 부문(1820억 원)과 윤활기유 부문(2578억 원) 흑자를 냈다.

에쓰오일 측은 “유가 급락에 따라 4분기(10~12월)에만 제품 재고손실이 3100억 원에 이르렀다”며 “그러나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이 3분기(7~9월) 배럴당 0.9달러에서 4분기 4배럴로 상승한 데다 모기업인 사우디아람코가 아시아지역 원유 판매단가를 인하하면서 적자폭을 축소했다”고 밝혔다. 올해는 국제유가 하락세가 진정되고 미국과 중국 등에서 수요가 회복돼 업황이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유업계에선 에쓰오일이 항상 맨 처음 실적을 발표한다. 다음달 5일 실적을 발표하는 SK이노베이션은 37년 만에 적자 전환이 확실시된다. GS칼텍스도 수천억 원 대 적자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오일뱅크는 소폭 흑자를 냈다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모기업인 현대중공업의 경영 악화로 불안감이 조성되고 있다.

사상 최악의 실적에도 불구하고 이날 에쓰오일 주가는 전날보다 3.95% 상승한 6만500원에 마감했다. 최근 국제유가가 배럴당 40달러 선에서 안정세를 보이는 데다 정제마진이 상승했다는 점이 반영됐다. 손영주 교보증권 연구위원은 “국제유가가 추가로 급락할 가능성이 없어졌다는 기대감으로 주가가 오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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