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외교 國調 앞두고… MB 회고록 파장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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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수총리가 지휘… 문제 침소봉대” “4대강 사업, 금융위기 극복 큰 역할”
野 “책임 떠넘겨” 청문회 출석 압박

다음 달 2일 발간될 예정인 이명박 전 대통령의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이 정치적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여야 합의로 3월에 열기로 한 자원외교 국정조사 청문회와 관련해 야권의 주장을 적극 반박하는 모양새로 비치면서 정치권의 논란도 확산되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은 회고록에서 자원외교 ‘컨트롤타워’는 한승수 전 국무총리였다고 했다. 그는 “해외자원개발의 총괄지휘는 국무총리실에서 맡았다”며 “초대 국무총리로 한 총리를 임명한 이유였다”고 밝혔다. “나는 국내외 복잡한 현안을 담당하고, 외교 분야에 경륜이 많고 특히 자원 외교 부문에 관심이 많았던 한 총리가 해외자원외교 부문에 힘을 쏟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고 적었다.

이어 “성과가 10년에서 30년에 걸쳐 나타나는 장기적인 사업인데 (내가) 퇴임한 지 2년도 안 된 상황에서 평가하고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우물가에서 숭늉을 찾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문제를 침소봉대해 자원외교나 해외자원개발 자체를 죄악시하거나 하지 못하게 막는 건 어리석은 짓”이라며 “투자한 26조 원 중 4조 원은 이미 회수됐으며 향후 회수 예상액은 26조 원에 달한다”는 설명도 했다.

4대강 사업과 관련해서도 “세계 금융위기가 들이닥쳤을 때 우리가 신속히 4대강 살리기 사업을 시행할 수 있었던 건 불행 중 다행이었다”며 “한국이 다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보다 금융위기를 빨리 극복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적었다. “감사원이 ‘4대강 살리기 사업이 대운하를 만들기 위한 의도’라고 주장했는데 도무지 납득이 가지 않았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야당은 즉각 반발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29일 대변인 브리핑에서 “이 전 대통령이 국정조사를 앞두고 책임을 (한 전 총리에게) 떠넘기고 있다”며 “그런 전직 대통령을 보며 단 한 번이라도 사과하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일 수는 없는 것인지 안타깝다”고 했다. 야당 소속 국조특위 의원들은 이 전 대통령의 청문회 출석도 압박했다.

고성호 sungho@donga.com / 세종=홍수용 기자
#자원외교#이명박 회고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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