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가뒷談] 이승만 박정희 묘역 참배할까? 문희상의 고민,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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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년 1월 29일 14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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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전당대회 다음 날 의원들이 쫙~ 현충원을 참배하도록 해서 단결된 모습을 보여야 되겠다.”

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27일 비공개 고위전략회의에서 “새 당 대표의 첫 일정인 현충원 참배는 비대위 차원에서 기획하자”며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문 위원장은 “당 대표 선거 탈락자를 포함해 친노(친노무현)와 비노(비노무현) 진영에서 (새정치연합 소속 의원 130명 중) 100명 정도는 현충원 행사에 참석해야 새 지도부에 힘이 실린다”고도 했다. 그는 전대를 앞두고 현충원 참배 일정을 공지할 계획이다.

문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비대위원장의 마지막 공식 활동으로 이승만 전 대통령 묘역 참배도 고민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올 신년 현충원 참배 때 김대중 전 대통령(DJ)의 묘역만 참배했다. 당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DJ 묘역을 참배하자 “나는 아직 용기가 없다”며 “당직을 내려놓으면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의 묘역을 가고 싶다”고 말했다.

문 위원장의 발언에 새정치연합에선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 의원은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 참배는 당내 의견 수렴을 거치지 않은 민감한 사안”이라며 “개인적인 견해로 ‘보여주기’식 행사에 의원들을 동원하려 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다른 의원도 “비대위원장이 새 당 대표의 첫 일정까지 짜는 것은 명백한 ‘월권’”이라고 비난했다. 문 위원장이 문재인 후보가 새 당 대표가 될 것을 기정사실화하고 정지 작업을 하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온다.

문 위원장은 당직에서 물러난 뒤 지역구 활동을 하며 내년 20대 총선 출마를 준비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 당직자는 “새 지도부에 잘 보여 퇴임 후 입지를 다지려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배혜림 기자 be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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