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유수유 사진이 누드? ‘뿔난’ 엄마들, 잇단 셀카로 항의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27일 16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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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업체인 페이스북이 30대 여성의 모유수유 사진을 누드 금지 관련 규정 위반으로 제재했다가 또 다시 비난에 휩싸였다.

26일(현지시각) 영국 매체 ‘리버풀 에코(Liverpool Echo)’ 보도에 따르면, 리버풀에 거주하는 카야 라이트(32·여) 씨는 자신이 가입한 페이스북 그룹에 모유수유 사진을 게재했다가 페이스북 측의 제재를 받았다. 모유수유가 주제인 비공개 페이스북 그룹에 올린 이 사진에는 카야 씨가 욕조에서 생후 16개월 된 둘째 아들 케이든에게 모유수유를 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그런데 얼마 후 카야 씨는 페이스북 측으로부터 통보를 받았다. 그가 페이스북 그룹에 게재한 사진을 누드 금지 관련 규정 위반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문제의 사진도 카야 씨의 동의 없이 삭제됐다.

간호사로 일하는 카야 씨는 “처음엔 농담인 줄 알았다. 페이스북 측에 따르면, 해당 사진이 누드 사진으로 신고 됐다는 거다”라며 “(사진을 게재한 곳이)모유수유 그룹이다. 그럼 (그런 사진을 게재하는 게)당연한 것 아닌가”라고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카야 씨의 소식을 접한 그룹의 다른 멤버들도 분노했다. 모유수유 그룹에 가입한 수십 명의 엄마들은 페이스북 측 조치에 항의하는 뜻으로 자신의 모유수유 사진을 잇달아 게재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페이스북 측은 결국 카야 씨에게 연락을 취해 해당 사진이 누드 금지 관련 규정을 위반하지 않았으므로 삭제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카야 씨는 “서양사회에서 여성의 가슴은 성적인 것으로 인식되는데,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한다. 여성의 가슴은 다른 무엇보다도 아기에게 우유를 먹이기 위한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페이스북에서의 모유수유 사진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페이스북은 지난 2008년 모유수유를 하는 엄마들이 아이에게 젖을 먹이는 사진들을 대거 삭제 조치했다가 거센 반발을 샀다. 이에 페이스북은 여성의 가슴이 필요 이상으로 드러난 사진을 외설 규정 위반으로 판단했다는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이후에도 모유수유 사진이 삭제되는 일이 계속되고 있어 수년 째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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