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족… 소용량 제품 많고, 불황에… 평균 판매량 줄고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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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2014년 밀리언셀러 52개 살펴보니

소비자 취향의 다양화, 경기 침체 등 올해 유통업계의 주요 트렌드가 대형마트의 ‘밀리언셀러(판매수량 100만 개 돌파 제품)’ 품목과 판매량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드러났다.

롯데마트는 올해 1월 1일부터 12월 25일까지 100만 개 이상이 팔린 상품(신선식품 제외)의 명단과 수량을 28일 공개했다. 그 결과 올해는 52개 제품이 밀리언셀러가 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마트의 밀리언셀러 품목 수는 지난해(48개)에 비해 소폭 늘어났다. 특히 생수 제품 중 100만 개 이상 팔린 품목이 8개에서 13개로 늘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소용량 제품이 많이 늘어난 것이 눈에 띈다”며 “이는 1인 가구의 증가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라면, 우유 등도 밀리언셀러가 2종류씩 늘었다. “불닭볶음면(삼양) 같은 ‘전형적이지 않은’ 제품이 밀리언셀러가 된 것으로 볼 때 소비자 취향이 예전보다 더 다양해진 것으로 보인다”는 게 롯데마트 측의 분석이다. 불닭볶음면은 지난해부터 불기 시작한 ‘모디슈머(Modify+Consumer·여러 제품을 섞어 새로운 제품을 만드는 소비자를 이르는 말)’ 열풍에 힘입어 판매량이 늘어난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반면 수입맥주의 등장으로 경쟁이 심화된 맥주 분야에서는 밀리언셀러 품목이 10개에서 8개로 줄었다. 다만 올 4월 시판된 롯데 클라우드가 242만 개(캔) 판매돼 눈길을 끌었다. 이를 두고 유통업계에서는 ‘맛없는 한국 맥주’ 논란 이후 국내 소비자들이 다양한 맛의 맥주를 찾은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올 한 해 동안 대형마트에서는 다양한 맛의 맥주가 인기를 끌었다. 주요 대형마트 업체들은 맥주의 본고장 독일은 물론이고 오스트리아와 체코, 필리핀 등 세계 각국에서 여러 가지 재료와 맛의 맥주를 수입해 1년 내내 판촉행사를 벌였다. 대형마트 업계 1위인 이마트는 이 같은 현상을 반영해 10월 크래프트 맥주(소규모 양조장에서 만든 지역 맥주)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시판 두 달 만에 전체 수입맥주 매출에서 차지하는 크래프트 맥주 비중이 5%까지 높아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밀리언셀러 판매량을 보면 경기 침체의 그림자가 드리워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롯데마트에서 올해 100만 개 이상 팔린 52개 품목의 평균 판매량은 약 348만 개로, 지난해(367만 개)에 비해 5.1% 줄었다.

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대형마트 밀리언셀러#싱글족#불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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