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방한때 약속 시진핑 장서 1만권, 내년 2월 서울대로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28일 13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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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교의 수업과 학습 그리고 학술연구를 위해 중국 정보를 담은 도서와 영상자료 1만 권을 가져오겠습니다.”(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지난 7월 4일 시 주석은 서울대에서 열린 특별강연에서 총 1만 권 분량의 책, 정기간행물, 영상물을 서울대에 기증한다는 뜻을 밝혀 화제가 됐다. 하지만 여태껏 ‘시진핑 장서’의 구체적인 도입 시기와 목록이 알려지지 않아 국내 중국 연구자들의 궁금증을 불러왔다.

당시 시 주석 강연을 총괄한 정종호 서울대 국제협력본부장은 “중국 측으로부터 내년 2월, 늦어도 3월까지는 시 주석의 장서가 서울대로 들어올 것이라는 연락이 왔다”고 28일 밝혔다. 선적용 컨테이너 1, 2개 분량에 달하는 방대한 양의 장서를 해외대학에 기증하는 건 중국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든 일이고, 시 주석의 선물인 만큼 책 선정에 신중을 기하다보니 기증이 늦어졌다는 것이다. 정 본부장은 “2월경 추궈홍(邱國洪) 주한 중국대사가 서울대에서 성낙인 총장에게 도서를 전달하는 기념식도 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대 국제협력본부에 따르면 중국 측으로부터 받을 장서 목록은 현재 주한 중국대사관 측에서 최종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국내에서 특히 구하기 힘든 중국의 정기간행물과 중국어판 공학도서가 포함될 전망이다. 대표적으로 국내 연구자들에게 수요가 많지만 실물은 보기 힘들었던 ‘교육발전연구(敎育發展硏究)’, ‘농업경제(農業經濟)’, 그리고 북한체제를 비판한 논문을 실었다가 2004년 정간을 당하기도 한 중국 사회과학연구원의 ‘전략과 관리(戰略與管理)’ 등이 기증목록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또 한·중 양국 간 역사논쟁을 야기한 동북공정(東北工程) 연구서도 대거 입수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는 동북공정 대응논리를 연구하는 국내 역사학자들에게는 희소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국내에는 알려지지 않은 중국의 소수민족 자료 등 문화인류학 서적과 영상물도 다수 포함된다는 게 서울대 측의 설명이다.

이처럼 방대한 분량의 도서, 영상자료는 서울대 도서관 안의 중국 관련 공간에 따로 전시할 계획이다. 박지향 서울대 중앙도서관장은 “귀한 장서들인 만큼 예우를 갖춰 방문 당시 찍은 사진, 방명록 글귀(진리를 탐구하고 광명을 추구한다)와 함께 보관하겠다”고 밝혔다.

이철호기자 iron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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