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문경 뚫리면 경북 전체 위험”… 혹한속 방어선 사수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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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북 중심 확산 조짐… 지자체 긴장
천안 동면서 또 의심 신고… 17일 양성판정 돼지농장과 3km 거리
충북과 인접한 경기남부도 비상… 국도에 통제초소-백신접종 혼신

방역 요원들이 22일 구제역 확진 판정을 받은 충남 천안시의 한 축산 농가의 출입을 통제한 채 방역 조치를 하고 있다(위쪽 사진). 구제역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가축방역대책본부 비상체제를 가동한 경북에서는 방역 요원들이 경북 고령군 농업중앙회 고령축산물공판장에 긴급 소독 방역을 했다. 천안=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방역 요원들이 22일 구제역 확진 판정을 받은 충남 천안시의 한 축산 농가의 출입을 통제한 채 방역 조치를 하고 있다(위쪽 사진). 구제역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가축방역대책본부 비상체제를 가동한 경북에서는 방역 요원들이 경북 고령군 농업중앙회 고령축산물공판장에 긴급 소독 방역을 했다. 천안=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전국의 축산농가들에는 이번 주가 길고 긴 시간이 될 듯하다. 구제역이 전국으로 확산될지가 이번 주에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22일 경북 문경시 산북면 회룡리 양돈단지는 돼지의 건강 상태를 점검하느라 모두 정신이 없었다. 매서운 바람이 불어 체감온도는 영하 7도까지 내려갔지만 축사를 살피는 방역담당 공무원의 눈은 매서웠다. 일반인 출입은 아예 막았다. 돼지 2만여 마리의 구제역 백신 접종은 지난 주말 서둘러 마쳤다. 김천시와 성주군 등에 공급하는 돼지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이곳은 3일 구제역이 발생한 충북 진천군까지 직선거리로 70여 km, 최근 구제역 감염이 확인된 증평군과는 불과 40여 km 거리다. 구제역 남하를 막는 경북의 최종 방어선인 셈이다. 김왕식 문경시 유통축산과장은 “22일 시민운동장에 거점소독시설을 설치하고 전 직원을 동원해 방역을 하고 있다. 여기가 뚫리면 경북 전체 축산 안전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 구제역 예방의 최선책인 백신 접종에 사활을 걸고 있다”고 말했다.

○ 구제역 확산될까 전국이 초비상


구제역 발생지역이 늘면서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사수 작전을 벌이고 있다. 경북은 2010년 안동을 강타한 구제역 악몽이 되살아나지 않을까 우려하며 해당 지자체가 차단 방역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김천을 비롯해 영주 상주 문경 등 4개 시군에 거점소독시설을 설치하고 해당 지역에 출입하는 가축운송과 분뇨 및 사료운반 차량을 모두 소독하고 있다.

특히 구제역 발생지역과 가까운 문경, 상주지역의 돼지는 긴급 추가 백신 접종에 들어간다. 문경에서는 5만390마리, 상주에서는 5만7923마리의 돼지를 사육하고 있다. 경북도는 백신 접종이 구제역을 막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판단하고 도축장으로 출하하는 모든 돼지를 일일이 검사하기로 했다. 5만1000여 마리를 접종할 수 있는 추가 물량도 확보했다. 전북도와 전남도는 지금까지 한 번도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은 청정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초긴장 상태다. 전북도는 도(道) 간 경계지역인 익산 군산 등을 중심으로 거점소독장소 33곳, 통제초소 30곳을 운영하고 있다. 허부홍 전북도 동물방역 담당은 “올해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한 김제, 고창 지역에 몰려 있던 방역초소를 구제역 접경지역으로 추가 이동시켜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속만 타들어가는 축산 농장

충남도는 21일 천안시 동면의 한 돼지 농장에서 “사육 중인 돼지 수십 마리에서 수포가 관찰됐다”는 신고를 받고 임상 및 혈청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농장은 축사 6곳에서 돼지 2000여 마리를 기르고 있다. 17일 구제역 양성 판정이 나온 수신면의 농장과는 3km, 18일 신고가 들어온 동면의 농장과는 1km 거리다. 충남도는 현장통제초소를 설치해 차량과 인력을 통제하는 한편 천안시에 해당 농장 사육 돼지의 매몰 처분 장비를 확보할 것을 요청했다. 충북과 인접한 경기 남부지역인 안성 이천 평택 용인 여주 등 5개 시의 양돈 농장에도 비상이 걸렸다. 이곳에는 돼지 120만 마리가 사육되고 있다. 각 지자체와 농장은 이번 주에 구제역 백신 접종을 마칠 방침이다. 안성과 이천에서는 14일부터 국도를 중심으로 24시간 방역통제초소를 운영하고 있다. 농장들은 한 달간 구제역 진정 기미가 있을 때까지 축산 분뇨와 사료 약품 등의 자재 반입을 자제할 방침이다.

문경=장영훈 jang@donga.com / 광주=정승호 / 수원=남경현 기자
#구제역#축산#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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