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發 ‘배당株 랠리’ 오나… 증권가 설렌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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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도 “주당 배당금 5.7배로 늘릴 것”
다른 기업들로 확산 가능성 높아… 얼어붙은 투자심리에 훈풍 기대
순이익 많은 금융주 투자 추천

삼성전자가 올해 배당을 지난해보다 최대 50% 늘리기로 하면서 주식시장이 들썩대고 있다. 대장주 삼성전자를 필두로 기업들이 배당 확대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배당주에 쏠리고 있다.

2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9일 “주주 중시 정책 및 국내경기 활성화를 위해 특별배당금 성격으로 지난해보다 30∼50% 배당 증대를 적극 검토 중”이라고 공시했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주당 배당금은 1만4300원이었다. 올해 배당을 50% 늘릴 경우 주당 2만1450원이 된다. 삼성전자가 배당 확대 방침을 밝힌 19일 주가는 모처럼 4.9% 상승했다.

다른 기업들도 배당 확대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현금배당을 하겠다고 19일까지 공시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가 13개사이며 이 중 8개사가 지난해보다 높은 배당금을 제시했다. 특히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주당 배당금 600원의 5.7배인 3430원을 배당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업들의 배당 확대는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주가를 방어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해석된다. 정부가 내수경기 활성화를 위해 기업들에 배당 확대를 요구하고 있고, 내년 1월부터 연기금이 배당주주권을 행사하도록 허용하는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이 시행되는 것도 기업들의 배당 확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노아람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정부와 연기금이 배당 확대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어 삼성전자 외에 다른 기업들의 움직임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며 “배당 확대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군을 추린 뒤 이들 주식을 매수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노 연구원은 △시가총액이 5000억 원 이상이면서 △국민연금 지분이 5% 이상이고 △과거 배당성향이 낮은 편이었지만 순이익이 높은 종목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며 신한지주, 삼성화재 등 금융주를 추천했다.

상장지수펀드(ETF)를 매수하는 것도 좋은 배당주 투자전략이 될 수 있다. 17일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등 3개사가 운용하는 ‘배당성장 ETF’가 유가증권시장에 동시 상장하는 등 이달 들어 고배당 ETF 5종이 시장에 선보였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상장 초기에 충분히 합격점을 줄 수 있을 만큼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고배당 ETF에 대한 관심은 연말까지 유효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삼성전자의 배당금 확대가 시장 전체로 이어지긴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승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배당이 늘려면 기업들의 영업이익이 늘어야 하지만 올해 조선, 정유, 화학 업종 등의 어닝쇼크가 이어지고 있어 배당금을 늘리는 기업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삼성전자#배당#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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