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 발롱도르, 창이냐 방패냐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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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수 호날두-GK 노이어 경쟁 압축
호날두, 라리가 14경기서 무려 25골… 메시 한 시즌 50골 기록 경신 충분해
노이어는 분데스 16경기 단 3실점

창과 방패의 대결이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최근 2014 FIFA 발롱도르 최종 후보 3명을 발표했다. 이 상은 최고의 축구선수에게 주는 상이다. 예상대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9·레알 마드리드), 리오넬 메시(27·바르셀로나)가 이름을 올렸다. 나머지 한 명은 골키퍼인 마누엘 노이어(28·바이에른 뮌헨)가 차지했다.

많은 축구팬들은 공격수인 호날두와 메시, 두 선수의 2파전으로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골키퍼 노이어는 골만 넣지 못했을 뿐 수문장으로 세계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최근 팀 공헌도, 월드컵과 리그 기록만 봤을 때 노이어가 메시를 제치고 호날두와 함께 수상 경쟁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

호날두는 2014∼2015시즌 가장 뜨거운 공격수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14경기에서 무려 25골을 터뜨렸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독일 분데스리가의 득점 선두가 각각 15골(세르히오 아궤로·맨체스터 시티), 12골(알렉산더 마이어·프랑크푸르트)을 넣고 있는 것에 비해 10골 이상 많다. 호날두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5골, 컵 대회 2골 등 이번 시즌에만 벌서 32골을 넣었다. 메시는 이번 시즌 프리메라리가에서 13골을 넣어 호날두에게 12골 뒤진 2위를 달리고 있다.

이 같은 추세라면 호날두는 메시가 가지고 있던 한 시즌 리그 최다골(50골), 한 시즌 최다골(68골) 기록도 충분히 넘어설 수 있다.

노이어도 만만치 않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노이어는 이번 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16경기에서 단 3실점만 허용했다. 13경기 무실점 기록은 분데스리가 신기록이다. 노이어의 철벽 방어 덕에 소속팀 바이에른 뮌헨은 현재까지 유럽 리그 유일의 무패 팀으로 남아 있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도 노이어는 7경기 4실점으로 독일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골키퍼답지 않은 강한 킥과 발재간을 가지고 있는 노이어는 수비수를 겸하는 넓은 활동범위가 특징이다. 골문 앞만 지키는 다른 골키퍼와 달리 행동반경이 큰 노이어는 골키퍼의 역할을 바꿨다는 평가도 듣고 있다.

특히 FIFA 발롱도르 수상 후보로 노이어가 계속 언급되는 이유 중 하나가 골키퍼라는 포지션과 독일 리그 출신이라는 점이다. 2010년부터 FIFA 올해의 선수상과 발롱도르가 합쳐졌다. 그전인 2008년부터 발롱도르와 FIFA 발롱도르는 호날두(2회)와 메시(4회) 등 두 선수가 독식해왔다. 모두 스페인 리그 출신이다. 1963년 레프 야신(당시 디나모 모스크바) 이후 골키퍼가 발롱도르를 차지한 적이 없다는 점도 노이어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노이어는 “호날두와 메시는 나보다 더 많은 득점을 했다. 많은 골을 넣을 수 없는 골키퍼가 관심의 대상이 되는 건 아주 이례적이다”고 말했다. 2014 FIFA 발롱도르의 주인공은 내년 1월 13일(한국 시간) 발표된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발롱도르#호날두#노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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