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조양호 회장에 2004년 처남 취업 청탁”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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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남 ‘文상대 손배소’ 판결서 드러나
재판부 “한진이 세운 美 회사서 8년간 일 안하고도 8억원 받아”
文 “사적으로 부탁한 적 없다”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사진)이 10년 전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에게 처남의 취업을 부탁했다는 것이 재판 과정에서 사실로 인정됐다. 그러나 문 위원장은 이를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5부(부장판사 이성구)는 문 위원장의 처남 김모 씨가 문 위원장과 부인 A 씨를 상대로 낸 12억 원대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A 씨는 김 씨에게 2억8800만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고 16일 밝혔다.

A 씨는 동생 김 씨와 공동 소유하던 건물을 담보로 돈을 빌렸다가 이를 갚지 못하고 2001년 건물 소유권을 채권자에게 넘겼다. 김 씨는 지난해 문 위원장과 A 씨를 상대로 “건물을 넘기면서 발생한 양도소득세 등 12억2700만 원을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A 씨는 “소멸시효인 10년이 지났다”고 주장했지만 김 씨는 “문 위원장이 나를 취업시키고 이자 명목으로 보수를 받게 한 8년 동안 소멸시효가 중단됐다”고 맞섰다.

재판부는 2004년 당시 열린우리당 고문이었던 문 위원장이 서울 경복고 후배인 조 회장을 통해 처남 김 씨의 취업을 알선한 사실을 인정했다. 조 회장은 한진그룹이 미국에 설립한 한 컨테이너 항구회사 대표에게 김 씨의 취업을 부탁했고 김 씨는 컨설턴트로 아무 일도 안 하면서 2012년까지 74만7000달러(약 8억 원)를 지급받았다는 것. 다만 “문 위원장이 수입이 없는 처남에게 직업을 알선한 것으로 보이지만 김 씨의 주장대로 이자 지급을 위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문 위원장은 “(조 회장에게) 사적으로 (처남의 취업을) 부탁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새정치연합 김성수 대변인은 “2004년 3월경 처남이 문 위원장에게 대한항공에 납품하게 해달라고 부탁했는데 문 위원장은 ‘가능한 일이 아니다’라고 거절했다”며 “그 후 처남이 대한항공의 도움을 받아 취업했고, 돈을 받아온 사실을 (문 위원장이) 이번 송사에서 처음 알았다고 한다”고 해명했다.

신동진 shine@donga.com·한상준 기자
#문희상#조양호 회장#문희상 처남 취업 청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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