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거킹 매장에 두고 간 가방에서 현금 1억 발견…누구 돈?

  • 동아닷컴
  • 입력 2014년 11월 28일 16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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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 푸드 체인 버거킹 매장에서 현금 1억 1000만 원이 든 가방이 발견 됐다. 몇 시간 흘러도 가방을 찾으러 온 사람은 없었다. 식당 주인은 '꿀꺽'할 수도 있었지만 "내 돈이 아니다"며 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황금 보기를 돌같이 하라'는 최영 장군의 가르침을 실천한 식당 주인은 인도계 미국인 이민자였다.

27일(현지시간) 미국 새너제이머큐리뉴스 등 현지 언론보도에 따르면 이틀 전 캘리포니아 주 새너제이의 한 버거킹 매장에서 테이블 정리를 하던 종업원이 의자에 덩그러니 놓인 주인 잃은 파란색 백팩을 발견했다. 하루 중 가장 바쁜 점심시간이라 종업원들은 가방이 놓여있던 자리의 손님에 대한 기억이 없었다.

식당 주인 알타프 차우스(Altaf Chaus·53) 씨는 일단 계산대 옆에 가방을 두고 누군가가 찾으러 오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몇 시간이 지나도 가방을 분실했다는 사람은 나타나지 않았다.

마침 그날이 생일이었던 차우스 씨는 연락처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해서 가방을 열어보곤 깜짝 놀랐다. 빳빳한 지폐 다발이 수북이 들어있었던 것. 1만 달러짜리 묶음 열개, 즉 10만 달러(약 1억 1000만 원)였다.

그는 "그런 큰 돈은 처음이라 깜짝 놀랐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아무런 갈등 없이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자신을 무슬림 이라고 소개한 차우스 씨는 26년 전 이민 온 인도계 미국인 이었다. 그는 "미국에 처음 와 에어컨 설치기사를 주업으로 삼았지만 저녁에는 타코벨(멕시코 음식 체인)에서 일하고, 이어 날이 밝을 때까지 주유소에서 일하며 미국의 가족은 물론 인도에 남아있던 부모와 형제들까지 돌봤다. 그리고 돈을 모아 버거킹 매장을 샀다"며 "땀 흘리지 않고 생긴 돈은 내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경찰은 가방에서 지폐 다발 외에 사탕과 대마초 그리고 은행 거래 서류 등을 찾아냈다. 그리고 은행의 협조를 받아 가방 주인을 찾고 있으나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차우스 씨는 새너제이머큐리뉴스와 인터뷰에서 "가방을 찾으러 온 사람은 없었지만 주인은 따로 있다"며 "내 것이 아니다"고 거듭 강조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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