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전 11시 시정질의가 한창 진행 중인 서울시의회 본관. 건물 1층에 나란히 자리한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 교섭단체 대표실 문틈으로 담배 연기가 계속 새나왔다. 검은색 소파가 줄지어 놓인 약 100m² 규모 교섭단체 대표실 안으로 들어가 보니 의원들이 삼삼오오 모여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버젓이 놓인 재떨이에는 수북이 쌓인 담배꽁초가 보였다.
서울시의회는 ‘국민건강증진법’에 따라 엄연히 금연건물로 지정돼 있다. 그러나 시정질의 기간인 25∼27일 내내 양 교섭단체 대표실에는 흡연을 하는 의원들이 계속 드나들었다. 기자가 방에 들어가 “여기서 담배를 피워도 되냐”고 물었더니 한 의원은 “가끔 나쁜 것도 섭취해야 더 건강해진다”고 여유를 부렸다.
의원들의 휴게실로 쓰이는 교섭단체 대표실 맞은편에는 수유방이 있다. 모유 수유를 위해 수유방을 찾은 여직원들은 인상을 찌푸리거나 코를 가린 채 황급히 발을 옮겼다. 직원들은 불편을 호소했다. 직원 A 씨는 “8대 의회보다 9대 들어서 담배 피우는 의원이 늘어나 일하기가 힘들다”고, 직원 B 씨는 “의원실마다 손님이 왔다고 재떨이를 가져다 달라고 하면 거절하기가 어렵다”고 전했다.
서울시의회는 2010년 ‘간접흡연 피해방지조례안’을 만들어 버스정류장이나 어린이보호구역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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