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북 논란’ 신은미씨 통일부 홍보영상 등장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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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다녀온 재미교포 2013년 9월 출연
영상서 “평양 활기차고 車도 많아”… 통일부 “당시 섭외땐 논란 없었다”

종북 논란에 휩싸인 재미교포 신은미 씨가 지난해 통일부의 인터넷홍보방송인 ‘UniTV’ 프로그램에도 등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프로그램은 2013년 9월에 제작돼 통일부 홈페이지 ‘UniTV’ 코너에 올라간 ‘서울평양기획시리즈’ 4부작 중 2부인 ‘서울평양의 타임머신 세 여인’편. 이산가족의 아픔과 북녘 동포에게 친근감을 느꼈다는 내용이 많으나 검증되지 않은 북한의 발전상을 홍보하는 듯한 내용도 담겨 있다. 신 씨는 “(평양은) 갈 때마다 차들이 많이 늘어나요. 국내 생산 차량도 늘어나지만 외국 차도 많이 보이고, 아주 활기차 보였습니다”라고 말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통일부 정책협력과가 기획 제작했다. 정부 당국자는 24일 신 씨를 섭외한 배경에 대해 “당시 종북 논란에 휩싸인 인물이 아니었고 가장 최근 북한을 다녀온 재미교포이자 언론에도 소개된 인물이어서 섭외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부의 홍보영상이라는 상징성을 감안하면, 제작 과정에 세밀한 검증을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일부는 이날 오후 관련 취재가 이어지자 별다른 설명 없이 해당 동영상을 삭제했다.

신 씨는 올 초 재미동포전국연합회(KANCC) 홈페이지 등에 게재된 북한 방북기 중 “외조부의 ‘악행’, 제가 대신 사죄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자신의 외조부가 국가보안법 제정에 힘쓴 P (전) 의원이라고 밝히고 “외할아버지는 과연 자신이 밀어붙였던 국가보안법이 대를 이어 천하에 몹쓸 법이 될 줄을 상상이나 해보셨을까. 나는 할아버지의 의도와는 다르게 국가보안법의 생리가 변절됐을 것이라 믿고 싶다”고 주장했다.

로렌스 펙 자유민주연구원 미국 대표(48)는 동아일보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신 씨는 재미 종북 단체 논란이 있는 KANCC 웹사이트에 정기적으로 글을 게재해 왔다”며 “그는 북한으로부터 체제 찬양 등 재미 언론활동 공로를 인정받아 ‘김일성 상’을 수상한 민족통신의 노길남 대표와도 친분이 두텁다”고 주장했다.

신 씨는 24일 페이스북에 “통일의 염원을 안고 토크콘서트를 하고 있다”며 “대동강 맥주가 맛있었다. 새터민분들로부터 ‘북으로 갈 수 있다면 돌아가고 싶다’는 연락을 받았다. 북한 여행 중 보고 느끼고 한 이 말이 종북(?)인가? 그렇다면, 나는 ‘종북’이다”라고 적었다.

김정안 기자 jkim@donga.com
#종북#논란#신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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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교포 신은미 씨(왼쪽)가 통일부의 인터넷 홍보방송인 ‘UniTV’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 출연했을 때 사용된 화면의 오른쪽 위에 UniTV 로고가 보인다. UniTV 화면 캡처

재미교포 신은미 씨(왼쪽)가 통일부의 인터넷 홍보방송인 ‘UniTV’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 출연했을 때 사용된 화면의 오른쪽 위에 UniTV 로고가 보인다. UniTV 화면 캡처

통일부 홍보영상 속 신은미. UniTV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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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초대장.

북한의 초대장.

재미교포 신은미 씨(왼쪽)가 통일부의 인터넷 홍보방송인 ‘UniTV’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 출연했을 때 사용된 화면. UniTV 화면 캡처

재미교포 신은미 씨(왼쪽)가 통일부의 인터넷 홍보방송인 ‘UniTV’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 출연했을 때 사용된 화면. UniTV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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