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기업 육성 ‘최태원 펀드’ 첫 집행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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崔회장이 기부한 100억원으로 조성

사회적기업 육성을 위해 조성된 이른바 ‘최태원 펀드’가 처음 투자처를 찾는다.

SK그룹은 ‘KAIST 사회적기업가 경영학석사(MBA) 과정’ 1기 졸업예정자들을 대상으로 이달 25일 투자 심사대회인 ‘데모 데이’를 열고 성장 가능성이 있는 사회적기업에 각각 1억 원 안팎을 투자한다고 20일 밝혔다. 몇 곳을 우수 사회적기업으로 선정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은 올해 초 사회에 환원한 지난해 보수 187억 원 가운데 100억 원을 KAIST 사회적기업가센터에 ‘사회적기업 창업지원 기금’으로 기부했다. 이 중 일부가 새로 시작하는 사회적기업 꿈나무들에게 첫 종잣돈으로 지원되는 것이다.

KAIST 사회적기업가 MBA는 지난해 2월 SK행복나눔재단의 지원으로 설립된 국내 유일의 사회적기업가 창업 MBA 과정이다. 사회적기업 설립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전문적이고 실질적인 지원을 해주기 위해 설립됐다. 최근 2년 동안 전원 장학금으로 공부해 온 학생들은 MBA 과정을 통해 창업에 필요한 교육을 이수하고 인큐베이션 센터를 통해 실제 창업을 준비해왔다.

SK 관계자는 “1학기와 2학기에는 사회적기업 전반에 대한 케이스 스터디, 3학기와 4학기에는 그동안 이론으로 배워온 것을 실제 기업 경영에 접목하는 교과 과정으로 운영했다”며 “내년 2월 졸업을 앞둔 MBA 학생들에게는 이번 데모 데이가 일종의 졸업작품 전시회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데모 데이에 최종 참가하게 된 11개 사회적기업은 그동안 다듬어 온 사업의 추진 전략 및 기업 가치를 심사위원으로 참석하는 벤처캐피털과 에인절 투자자들에게 직접 설명하게 된다. 참가자 중에는 MBA 수업을 들으면서 새로 회사를 세운 사람도 있다. 기존에 운영해오던 사업을 더 확대한 사람도 있다.

문화예술콘텐츠 전시기획 업체인 ‘위누’ 허미호 대표(34·여)는 2007년부터 회사를 운영하다 사회적기업가로서 필요한 전문적인 경영 노하우를 배우고자 입학했다. 허 대표는 “사회적기업을 7년이나 운영해오면서도 사실 사회적기업이 뭔지 잘 몰랐다”며 “MBA에서 2년간 기업회계 등 경영관리 스킬을 전문적으로 배우면서 위누를 양적, 질적으로 성장시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과정 수강생인 남슬기 씨(31·여)는 교육을 받으면서 회사 설립을 구상해 지난달 생활원예 관련 사회적기업인 ‘리아프’를 창업했다. 원예전문 판매점을 운영하면서 네덜란드나 영국 등에서 활성화돼 있는 원예 체험 및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회적기업이다.

남 씨는 “일반적인 영리기업으로 운영할 수도 있었지만 MBA 수업을 들으면서 사회적 가치를 앞세운 회사를 꾸려야겠다는 다짐을 했다”며 “원예 교육과 문화 확산에 기여하고 고령자 고용도 꾸준히 늘려 사회안전망 역할을 할 수 있는 회사로 키워내겠다”고 강조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사회적기업#최태원 펀드#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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