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은 與중진, 호남은 野계파끼리 ‘지역구 집안싸움’ 예고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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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선거구 헌법불합치 후폭풍… 복잡해진 ‘생존 퍼즐’

국회의원 선거구를 전면적으로 다시 획정하라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으로 직격탄을 맞은 지역은 ‘경북벨트’와 ‘호남벨트’다. 모두 여야의 전통적 강세 지역이다. 선거구 획정 하한 인구수에 맞춰 지역구를 통폐합하는 과정에서 ‘집안싸움’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치권에서는 의원들의 사활이 걸린 지역구 조정이야말로 모든 현안을 빨아들일 ‘최대 블랙홀’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 경북벨트, 중진 선거구 ‘빅뱅’


경북벨트에선 새누리당 중진들이 바싹 긴장하고 있다. 영천과 상주, 군위-의성-청송, 영주 등 중진들이 버티고 있는 지역구들이 하한 인구 기준에 못 미쳐 조정 대상이 됐기 때문이다. 장윤석 의원(3선) 지역구인 영주는 같은 생활권인 봉화와 합쳐질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봉화는 같은 당 사무1부총장인 강석호 의원(재선)의 지역구여서 치열한 물밑 싸움이 예상된다.

원내수석부대표이자 ‘친박(친박근혜) 실세’인 김재원 의원(재선)의 지역구인 군위-의성-청송과 인접한 문경-예천(이한성 의원·재선) 영천(정희수 의원·3선) 등도 지역구 조정을 둘러싸고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같은 문화권으로 분류되는 문경과 상주(김종태 의원·초선)를 묶고, 예천을 안동(김광림 의원·재선)과 묶는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다.

반면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지역구인 경산-청도는 거꾸로 지역구 상한 인구수를 넘어 분리될 가능성이 높다. 청도를 떼어낸다면 영천과 붙여야 하지만 생활권이 달라 마지막까지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 호남벨트, 계파 이해관계 ‘대충돌’

새정치민주연합의 텃밭인 호남벨트에서도 지역구 7곳이 하한 인구 기준에 못 미친다. 가장 주목받는 곳은 전남 무안-신안이다. 이곳과 가장 인접한 지역구는 목포다. 목포는 박지원 의원(3선)의 지역구다. 반면 무안-신안은 박 의원의 최측근인 이윤석 의원(재선)의 지역구다. 자칫 계파 수장과 측근 간 지역구 쟁탈전이 벌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전북은 전남보다 더 복잡한 수 싸움이 벌어질 수 있다. 정읍(유성엽 의원·재선)과 고창-부안(김춘진 의원·3선) 김제-완주(최규성 의원·3선) 무주-진안-장수-임실(박민수 의원·초선) 남원-순창(강동원 의원·초선) 지역구가 새로운 퍼즐로 재조정될 가능성이 크다. 정읍은 인접한 고창과 묶고, 부안은 김제와 짝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부안 출신 김춘진 의원과 김제 출신 최규성 의원 간의 지역구 대결이 불가피하다.

강경석 coolup@donga.com·손영일 기자
#선거구#헌법불합치#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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