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글로벌 북 카페]“태풍이 불면 돼지도 날 수 있어… 제품 사용자 참여가 바로 태풍”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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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샤오미폰 입소문 영업전략 다룬 ‘참여감’

중국의 중저가 휴대전화업체 ‘샤오미(小米)’가 올해 2분기에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을 제치고 1위에 올라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주요 핵심기술과 외부 디자인 등에서 아이폰을 따라해 ‘짝퉁 아이폰’이라는 오명도 받았던 샤오미가 삼성을 제치고 나오자 “어! 샤오미가 어떤 회사길래?” 하는 궁금증이 일고 있다.

‘샤오미 입소문 영업 전략의 내부 수첩’이라는 부제가 붙은 책 ‘참여감(參與感·사진)’은 이 같은 호기심과 의문을 풀어주는 데 손색이 없다. 저자 리완창(黎萬强)은 샤오미의 공동 창업자이자 샤오미 휴대전화 운영체계인 MIUI의 개발 책임자였다. 샤오미의 레이쥔(雷軍) 회장과 함께 ‘사용자 참여 전략’을 통해 돌풍을 일으킨 주역이다. 서문은 레이쥔 회장이 썼다. 레이쥔 회장이야말로 이 책에서 말하는 ‘참여감’의 주인공이자, 저자에게 책을 쓰라고 권한 인물이다.

레이쥔 회장은 샤오미를 창업할 때 “샤오미는 마치 작은 식당과 같이 사용자가 편하게 들어올 수 있는 회사이고, 사장은 식당에 들어오는 손님들 모두와 친구가 되는 이런 회사가 오래 장기적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는 “태풍이 불면 돼지도 날 수 있다”는 말을 인용해 “고객 사용자의 참여야말로 태풍이며 샤오미는 날리는 돼지”라고 말했다.

샤오미는 제품을 판매한 후 제품의 결함과 개선 방안을 피드백 받아 즉각 반영하는 것은 물론이고 개발 단계에서도 잠재 고객들의 아이디어를 참고한다. 인터넷을 통해 소비자들은 샤오미의 신제품 개발이나 마케팅 담당자가 되기도 한다고 소개한다. 저자는 이 같은 풍경은 중국 기업 역사상 일찍이 볼 수 없었던 것이라고 말한다. 소비자와 기업의 상호작용이 이렇게 광범위하고 심층적으로 진행되는 것은 서구 기업에서도 찾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한 인터넷 기업 사장은 인터넷에 올린 독후감에서 “샤오미의 전략은 통속적으로 표현하면 ‘군중 동원’”이라고 말했다.

샤오미는 ‘사용자 참여의 핵심’ 키워드는 ‘입소문(口碑)’이라고 말한다. 제품 판매에 소비자들의 입소문이 중요하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일이다. 하지만 샤오미가 ‘입소문이 왕’이라고 하는 것은 인터넷 시대 정보 전달 방법의 혁명적인 변화와 관련이 있다.

일반 사용자도 얼마든지 의견을 피드백할 수 있는 ‘대칭의 시대’의 도래, 정보 전달 속도가 폭발적으로 빨라지고 범위도 전례 없게 넓어진 점, 무엇보다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모든 사람이 정보 전달의 중간자나 오피니언 리더가 될 수 있게 한 변화를 샤오미가 적극 반영한 것이다.

저자는 ‘입소문’의 3가지 요소로 발동기(제품), 가속기(소셜네트워크 매체), 연계망(사용자와의 관계)을 꼽았다. 이 책은 특히 샤오미의 경쟁력이 ‘연계망’에 있다며, 연계망을 어떻게 만들고 유지하는지를 전한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참여감#샤오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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