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즈 승객 구하라” 실전 방불 해경 경비함 20척 30분만에…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23일 16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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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후 인천대교 인근 해상에서 대규모 해양사고 대비 민관군 합동훈련이 열리고 있다. 인천=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23일 오후 인천대교 인근 해상에서 대규모 해양사고 대비 민관군 합동훈련이 열리고 있다. 인천=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세월호 침몰 때 우왕좌왕하다 놓친 골든타임을 사수하라!"

23일 인천앞바다에서 펼쳐진 해양사고 대비 민관군 합동훈련은 실제 사고를 연상케 했다. 오후 2시 50분 승객 153명과 승무원 7명이 타고 있던 현대크루즈호는 인천대교 부근에서 선내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며 해경에 구조를 요청했다. 신고를 받은 지 7분 뒤 시속 200~300㎞로 비행하는 해양경찰 소속 CN235(터버프롭) 항공기가 현장에 도착했다.

해경의 연락을 받은 인근 해역 어선 3척이 조업을 중단한 채 사고현장으로 달려왔다. 비슷한 시각에 도착한 해경 경비함과 함께 고무 튜브를 여객선 주변에 던지고, 승객 구출 작업에 나서는 등 분주히 움직였다.

이어 CN-235호기 2대가 낮은 고도로 여객선 주변을 저속 비행을 하면서 현장 상황을 살폈다. 사고위치를 정확히 확인하도록 섬광탄을 터트렸고 해상 표류자들에게 필요한 구명벌을 공중에서 투하했다. 승객들은 구명벌에 오른 뒤 어선과 경비정에 속속 구조됐다.

이날 해경과 소방서에서 파견된 헬기 2대도 신속하게 움직였다. 여객선 꼭대기 층에 몰려 있는 승객들을 구조하기 위해 해경 요원들이 밧줄을 타고 갑판에 내려 탈출을 도왔다. 선내 화재로 다친 환자는 밧줄로 헬기로 올려 긴급 후송했다. 바다로 뛰어든 승객 30여명은 어선과 경비함으로 무사히 구출됐다. 선내에 있던 승객과 승무원들은 구명용 에어슬라이드와 에어매트를 이용해 모두 구조선박에 탔다. 가상의 사고를 설정한 것이지만 화재 신고 이후 30분 만에 전원 구조를 완료했다.

이날 훈련에는 해경 경비함 20척, 해군 경비함 3척 등 9개 기관에서 31척의 선박을 파견했다. 해경과 소방서의 항공기 및 헬기 4대, 해경 350명 등이 동원됐다. 이날 훈련을 참관한 정홍원 국무총리는 "복잡해지는 사고 형태에 맞춰 관계기관의 유기적인 협업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실전훈련을 바탕으로 미흡한 부분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천=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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