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대통령 “내 여자친구 건드리지 마” 경고한 남성에…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22일 15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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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동아일보 DB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동아일보 DB
중간선거 사전투표를 하러 갔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한 남성에게서 "내 여자친구를 건드리지 마라"는 뜻밖의 경고를 받았지만 특유의 말솜씨로 되받아쳐 화제가 되고 있다. 오랜만에 '대통령다운 유머'를 보여줬다는 평가다.

오바마 대통령은 20일(현지 시간) 자신의 정치적 고향이기도 한 일리노이 주 시카고 시의 한 투표소에 설치된 터치스크린 투표기에서 투표에 몰두하고 있었다. 때마침 오바마 대통령의 바로 옆 투표기에는 아이아 쿠퍼라는 한 흑인 여성이 투표를 하고 있었다.

쿠퍼의 남자친구인 마이크 존스는 다정해 보이는 두 사람의 관계를 오해한 듯 지나가면서 "대통령님, 내 여자친구를 건드리지 마세요"라고 가볍게 항의했다. 당황할 만한 상황이었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투표기에서 고개도 들지 않은 채 쿠퍼에게 "나는 정말로 그럴 생각이 없다네. 항상 사람을 당황하게 하는 오빠가 있기 마련이지, 아무 이유 없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쿠퍼에게서 남자친구의 이름이 마이크라는 사실을 확인한 뒤 "나중에 친구들에게 이렇게 얘기해. '정말 믿을 수 없어. 마이크는 정말 바보야'라고 말이야"라고 농담을 던졌다.

투표장은 순식간에 웃음바다가 됐지만 오바마 대통령의 '장난기'는 계속 이어졌다. 쿠퍼가 웃으면서 "정말 그렇다"고 맞장구를 치자 오바마 대통령은 쿠퍼의 말투를 흉내 내면서 "창피해 죽겠어. 그렇지만, 다행스럽게도 멋진 (오바마) 대통령이 다 괜찮다는 거야"라고 친구들에게 말하라고 조언했다.

그러더니 오바마 대통령은 "나한테는 키스를 해주고 남자친구에게는 얘깃거리를 주라"고 말하며 쿠퍼를 한 번 안아준 뒤 볼에 키스까지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를 지켜본 쿠퍼의 남자친구를 바라보며 "이제는 정말 질투하겠군"이라고 놀리기도 했다.

졸지에 유명해진 쿠퍼 커플은 21일 CNN에 출연해 당시 상황을 유쾌하게 설명했다.

워싱턴=신석호 특파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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