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재균이 배팅장갑을 선수들에게 나눠준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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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년 9월 20일 06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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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재균. 스포츠동아DB
황재균. 스포츠동아DB
“장갑이 안 맞아요.”

18일 잠실구장. 2014인천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김현수(26·두산)는 LG와의 평가전을 앞두고 국가대표팀 공식 후원사의 배팅장갑이 아닌 다른 장갑을 끼고 있었다. 대표팀이 소집되면 보통 공식후원사가 제공하는 유니폼과 장비를 사용하게 돼 있지만, 김현수뿐 아니라 강정호 황재균 등 여러 타자들의 손에는 다른 회사의 장갑이 끼워져 있었다.

이번 대회 야구대표팀의 공식 후원사는 데상트코리아다. 올 초 대한야구협회(KBA)와 향후 4년간 후원계약한 데상트는 유니폼을 비롯해 의류용품, 야구용품 등 모든 장비를 대표팀 선수들에게 제공했다. 문제는 장갑이었다. 김현수는 “장갑이 손에 안 맞는다. 좀더 큰 걸 보내달라고 했는데 더 큰 게 없다고 했다. 결국 ‘다른 회사 제품을 써도 된다’고 해서 바꿨다”고 귀띔했다.

선수들은 야구 도구에 예민하다. 장갑이 맞지 않으면 배팅할 때 불편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금메달을 목표로 모인 대표팀인 만큼 최상의 컨디션으로 경기에 나설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그런데 장갑이 발목을 잡았다.

갑작스럽게 장갑이 필요해진 대표팀에서 해결사로 나선 주인공은 황재균(27·롯데)이었다. 김현수는 “(황)재균이가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던 배팅장갑을 나눠줬다”며 고마워했다. 황재균도 “장갑이 손에 잘 안 맞더라. 일단 달라고 한 선수들에 한해서 내가 가지고 있던 걸 나눠줬다”고 설명했다.

황재균은 평소 야구 도구에 욕심도 많고, 민감하다. 그럼에도 함께 뛰어야할 대표팀을 위해 통 크게 주머니를 열었다. 황재균은 “금메달을 위해 모였으니까 필요한 게 있다면 뭐든지 나눠줄 생각”이라며 웃었다. 훈훈한 ‘장갑 인심’ 속에 대표팀은 더욱더 끈끈해지고 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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