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망명브로커 잡아라”…‘검은 재테크’ 일당 14명 기소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18일 16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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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유명 애널리스트가 포함된 대출사기조직을 검거해 기소하면서 탈북 망명브로커가 활동하고 있다는 정황을 잡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광주지검 강력부는 18일 대출명의자 10여명을 모집해 불법 대출 9억 여원을 받은 전직 애널리스트 이모 씨(45) 등 8명을 구속기소했다. 또 불법 대출을 받은 6명을 불구속 기소하고 다른 7명은 기소 중지했다.

이 씨 등은 지난해 1월부터 올 4월까지 광주에 있는 대출사무실을 찾아온 김모 씨(35·구속) 등 13명의 명의로 서울지역 은행·캐피탈에서 15차례에 걸쳐 허위 전세자금 대출금 8억 6000만 원과 차량 대출 7000만 원 등 총 9억 3000만 원을 불법으로 받아낸 혐의를 받고 있다.

금융시장에서 투자고수로 알려진 이 씨는 경매로 취득한 아파트·빌라 등 30여 채에 김 씨 등이 전세를 얻은 것처럼 허위계약서를 써주는 대가로 총 대출금의 20%를 챙기는 검은 재테크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대출사기 조직에는 조직폭력배 조직인 서방파와 대구 대인동파 행동대원, 대출브로커 등이 대출자 모집, 서류위조, 금융권 작업 등 각자 역할을 분담했다.

대출자 13명은 작업비 명목으로 대출금의 70~90%를 건네 10~30%만 챙겼다. 이들 중 한명인 모모 씨(39)는 2010년 북한에서 탈출한 새터민. 모 씨는 국내에서 정착금을 받은 뒤 지난해 3월 이 씨 등 불법 대출조직을 통해 은행에서 전세대출금 7700만 원을 타냈다. 이후 모 씨는 같은 달 15일 네덜란드로 망명했다. 그동안 탈북자들에게 정착금을 챙기는 탈북브로커는 적발됐지만 망명브로커가 파악된 것은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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