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현장서 발견된 사진… 13년만에 주인 품으로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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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9·11테러 다음 날 미국 뉴욕 맨해튼 그라운드제로의 잿더미에서 발견된 사진. 13년 만에 기적처럼 사진 속 주인을 찾았다. 엘리자베스 키프 교수 트위터
2001년 9·11테러 다음 날 미국 뉴욕 맨해튼 그라운드제로의 잿더미에서 발견된 사진. 13년 만에 기적처럼 사진 속 주인을 찾았다. 엘리자베스 키프 교수 트위터
2001년 9월 11일 미국 뉴욕 맨해튼 월드트레이드 남쪽 타워 77층의 한 책상에는 사진 한 장이 붙어 있었다. 결혼식을 막 올린 신랑 신부와 친구 4명이 웃고 있는 모습.

9·11테러 다음 날인 9월 12일 이 사진은 그라운드제로의 잿더미 속에서 발견됐고 엘리자베스 키프 레슬리대 교수에게 전달됐다. 키프 교수의 친구가 사진을 주워 전해줬다. 키프 교수는 9·11을 추모하는 작지만 의미 있는 실천을 시작했다. 매년 9월 11일이 되면 이 사진을 자신의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려 ‘주인 찾기’에 나섰다.

그 사진의 주인이 13년 만에 기적처럼 등장했다고 미 언론이 14일 보도했다. 콜로라도에 사는 프레드 마헤 씨(사진 왼쪽에서 두 번째)는 “그 사진은 내 친구 크리스틴과 크리스천의 결혼식 사진”이라고 밝혔다. 그는 “9·11 당시 지하철을 타고 출근하던 중이어서 화를 면했다. 사진 속에 등장하는 결혼 커플을 비롯해 다른 친구들도 모두 건강하게 살아 있다”고 전했다.

키프 교수는 “마헤 씨가 12일 트위터를 통해 ‘그 사진을 내가 안다. 전화 달라’고 했고 내가 전화를 걸자 잠시 아무 말도 못하더니 ‘당신 정말 대단하다’며 감격스러워했다”고 전했다. 마헤 씨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나뿐만 아니라 모두에게 (2001년) 9월 11일은 최악의 날이었다. 그러나 잿더미에서 그 사진이 발견되고 꼭 13년 뒤 그 사진의 미스터리가 해결된 12일은 최고의 날”이라고 말했다. 마헤 씨는 뉴욕으로 날아와 15일 맨해튼에서 키프 교수와 만나 감동을 함께 나눴다.

키프 교수와 마헤 씨의 트위터에는 “정말 감동적인 이야기네요. 마치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한 줄기 빛을 보는 것 같아요” 등의 뜨거운 반응이 올라왔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9.11#월드트레이드 센터#테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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