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가을 강세장 두근두근… 유럽계 자금까지 ‘바이 코리아’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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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 추가 양적완화 가능성 커져 ‘유로 캐리트레이드’현상 나타나
은행-건설-유통株에 주로 유입

정부의 내수경기 부양과 배당확대 정책에 대한 기대로 외국인 자금의 한국 증시 유입이 늘고 있다. 특히 그동안 한국을 외면해 왔던 유럽계 자금도 눈에 띄게 늘고 있어 한국 증시 활성화에 동력을 보태고 있다. 유럽계 자금 유입이 증가하는 것은 유럽의 추가 경기부양책 발표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유럽의 유동성이 신흥시장으로 쏠리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흐름이 연말까지 지속되면서 한국 증시 상승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6월 유럽중앙은행(ECB)이 정책금리를 인하한 뒤 유럽계 자금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6월과 7월 각각 985억 원, 6254억 원의 순매수를 나타냈다. 올해 들어 4월을 제외하고 줄곧 매달 1조 원 이상 팔아치웠던 것과는 다른 움직임이다. 특히 지난해 11월부터 순매도하며 상반기에만 4조6530억 원을 팔아치웠던 영국계 자금도 7월부터는 소폭이나마 순매수로 돌아섰다. 7월 말 현재 한국 증시의 외국인 자금 중 유럽계가 차지하는 비중은 29.4%로, 미국(39.2%) 다음으로 높다.

유럽계 자금이 한국으로 향하는 것은 유럽의 추가 경기부양책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유동성을 확보한 유럽 자금들이 신흥국의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에 대한 매력 때문에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으로 향하는 것이다.

최근 잭슨홀 회의에서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추가 정책조정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며 추가 양적완화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달 말 비금융회사 등에 추가로 유동성을 공급하는 프로그램이 시행에 들어가면 최대 4000억 유로가 시중에 풀리면서 유럽의 유동성이 풍부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과거 ECB가 통화확대 정책을 시행할 때마다 유럽 자금은 어김없이 한국으로 유입됐다. 오승훈 대신증권 시장전략팀장은 “저금리로 유럽 은행들에 자금을 지원했던 2012년 1월부터 3월까지 유럽계 자금은 한국 주식을 6조7000억 원어치 순매수했다”며 “추가 유동성공급 프로그램 시행을 앞두고 벌써부터 유럽계 자금의 이동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금리가 싼 유럽 자금을 빌려 신흥국 증시로 투자하는 ‘유로 캐리트레이드’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김윤서 KTB증권 연구원은 “최근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유로화 선물 매도포지션은 그만큼 유로 캐리트레이드 압력이 높아지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며 “유로화가 하반기까지 약세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국내 증시의 외국인 수급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벌써부터 유럽 투자자들이 선호할 만한 주식을 추천하고 나섰다. 하나대투증권은 2010년 이후 미국계 자금은 순매도하고 유럽계 자금은 순매수했던 기간을 분석해 유럽계 자금이 매수했던 호텔신라와 메리츠종금증권이 오를 확률이 80%에 가깝다고 분석했다. 과거 시가총액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고점에 비해 크게 떨어진 삼성SDI와 삼성증권, 녹십자 등이 유럽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 것으로 예상했다.

유럽계 자금은 주로 내수업종으로 유입되고 있다. 대우증권에 따르면 유로 캐리트레이드로 추정되는 자금이 7, 8월 은행과 건설, 자동차, 전기가스, 유통업종을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KTB증권도 유럽계 자금 유입이 시작된 7월 이후 은행과 자동차 및 부품업종, 철강금속, 증권, 유통, 제약의료, 정유업종에 외국인 매수세가 몰렸다고 분석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코스피#유럽 자금#유로 캐리트레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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