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 200만명이 입장료 내고 찾는 ‘車 디즈니랜드’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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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폴크스바겐의 심장 ‘아우토슈타트’ 가보니

“한눈에 봐도 예술” 폴크스바겐이 2000년 문을 연 자동차 테마파크인 ‘아우토슈타트’의 명물 ‘아우토튀르메(자동차 타워)’ 내부 모습. 공장에서 막 만들어진 차는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이곳에 와 하루 이틀 머무른 뒤 다시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출고장으로 옮겨져 차량을 찾으러 온 고객에게 전달된다. 폴크스바겐 제공
“한눈에 봐도 예술” 폴크스바겐이 2000년 문을 연 자동차 테마파크인 ‘아우토슈타트’의 명물 ‘아우토튀르메(자동차 타워)’ 내부 모습. 공장에서 막 만들어진 차는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이곳에 와 하루 이틀 머무른 뒤 다시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출고장으로 옮겨져 차량을 찾으러 온 고객에게 전달된다. 폴크스바겐 제공
8월 25일(현지 시간) 독일 니더작센 주 볼프스부르크. ‘람보그기니 관’에는 ‘아벤타도르’의 전신 ‘무르시엘라고’가 거미처럼 벽에 붙어 있다. 람보르기니의 상징인 투우 소가 으르렁거리는 소리, 천둥소리, 배기음이 울린다.

약간 떨어진 ‘부가티 관’은 정반대다. 고요한 공간에 은으로 차체를 씌운 부가티 한 대가 서 있다. 투어가이드는 “람보르기니는 스포티함, 부가티는 예술미 등 브랜드의 특징을 극대화했다”고 말했다.

이곳은 2000년 폴크스바겐이 8억5000만 마르크(약 5744억 원)를 투자해 세운 ‘아우토슈타트’. 독일어로 ‘자동차 도시’라는 뜻으로 면적이 25만 m², 축구장 35개 크기에 달한다. 폴크스바겐그룹 산하 브랜드들의 전시관을 포함해 ‘자이트하우스(자동차 박물관)’, 차량 출고장과 ‘아우토튀르메(자동차 타워)’, 식당, 리츠칼턴호텔, 콘서트홀, 어린이 체험장 등이 모여 있다. 또 ‘골프’, ‘티구안’ 등 생산 공장과 글로벌 본사도 있다.

자이트하우스와 아우토튀르메는 이 도시의 상징 건물이다. 자이트하우스는 메르세데스벤츠 1899년식 ‘벨로’부터 폴크스바겐 ‘비틀’ 100만 번째 생산모델 등 시대를 대표하는 차량 80여 대를 전시하고 있다. 아우토튀르메는 나란히 서 있는 20층짜리 원통형 유리창 건물 두 채로 구성된 차량 보관소다. 층마다 차량 20대가 들어간다. 차량이 전자동으로 들락날락하는 모습과 아우토슈타트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다. 현장 직원은 “별도 입장료는 8유로(약 1만690원)로 하루 150∼200명이 찾는다”고 말했다.

이 자동차 도시에는 지난해만 216만 명, 설립 이래 14년간 약 3000만 명이 방문했다. 리노 산타크루스 아우토슈타트 PR 총책임자는 “지난해 방문객 중 3분의 1은 차를 찾으러 온 고객들(가족 포함)이었고 방문객의 10%는 외국인이었다”고 말했다.

독일에선 차량을 배달받으려면 구매자가 수십만 원을 지불해야 한다. 그러나 구매자가 차량을 공장에서 직접 수령한다면 배달받는 비용을 활용해 리츠칼턴호텔에 묵으며 아우토슈타트를 관람할 수 있다. 산타크루스 총책임자는 “관광하러 온 이들은 잠재 고객이 되고 우리는 방문객들의 피드백을 받아 진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가족 관람객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헬가 나이트하르트 씨(여·68)는 “약 350km 떨어진 아샤펜부르크에서 놀러 왔다”며 “손자들이 가자고 해 거의 매년 온다”고 말했다. 관광객들은 투어가이드를 따라 도시 구석구석을 탐방했다.

아우토슈타트에서는 이처럼 자동차 대신 문화와 지식, 휴식을 팔고 있다. 이곳에 놀러온 어린이들은 자연스럽게 자동차와 폴크스바겐에 관심을 갖는다. 회사로선 미래의 팬과 잠재고객을 얻게 되는 셈이다. 이런 이유로 폴크스바겐뿐 아니라 BMW, 메르세데스벤츠, 도요타 등 세계의 주요 메이커들도 자사 본사를 복합문화공간으로 꾸미고 있다. BMW 본사는 4기통 실린더를 형상화한 모습의 건물로 유명하다. 메르세데스벤츠 본사에 있는 박물관에는 지난해 70만 명의 방문객이 찾았다. 도요타는 본사에 창업주의 자택을 복원한 뒤 박물관으로 꾸몄다.

볼프스부르크=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독일#폴크스바겐#아우토슈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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