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유대인은 왜 하마스를 잔혹하게 공격하나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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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의 상속 이야기/조셉 텔루슈킨 지음/김무겸 옮김/703쪽·2만8000원·북스넛

‘죽기 전에 한 번은 유대인을 만나라’로 유명한 랍비가 쓴 책이다. 모든 나라에서 추방당하는 시련을 이겨낸 뒤 건국을 하고, 세계 인구의 0.25%로 노벨상 수상자의 25%를 배출해내는 동력이 된 유대인들의 정신 유산을 중심으로 서술했다.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와 무자비한 전쟁을 하고 있는 그들의 정신세계를 ‘내재적 접근법’으로 들여다보는 책으로 읽어도 좋다.

유대교는 신을 절대 복종해야 하는 무오류의 존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건 유대민족의 아버지인 야곱의 또 다른 이름인 ‘이스라엘’이 상징한다. 이스라엘은 하나님과의 씨름을 의미한다. 유대 문헌에는 하나님과 논쟁을 벌이는 유대인들의 모습이 종종 나온다. 유대교의 가르침은 예수의 그것과는 다르다. 예수는 “누가 오른뺨을 치거든 왼뺨마저 대줘라”고 했지만 유대교는 나치를 사랑할 의무는 전혀 없다고 믿는다.

이웃을 사랑하라고 가르치는 성경엔 유대인들이 잔혹한 전쟁을 치르는 장면들이 나온다. 논란의 여지가 있는 성경의 전쟁 윤리에 대해 저자는 일신교인 유대교의 생존을 위한 투쟁의 관점에서 설명한다. 일신교는 당시 소수자여서 다른 토착민들과 살았다면 동화돼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유대인들은 적에게 패배할 때마다 이는 적이 강해서이기도 하지만 하나님이 유대민족을 벌하시기 위해라고 해석했다. 저자는 이 같은 해석이 유대민족의 절멸을 막아주었다고 본다.

유대교의 핵심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네가 싫어하는 일을 이웃에게도 행하지 말라”라고 한다. 이 밖에 곱씹어볼 만한 구절들이 많이 나온다. “잔인할 필요가 있을 때 자비를 베푸는 사람은 결국 자비를 베풀어야 할 때 잔인하게 될 것이다.” 원제 ‘Jewish Literacy’.

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
#유대인의 상속 이야기#하마스#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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