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관령 찾은 ‘神이 내린 플루티스트’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7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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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잘리, 대관령국제음악제 첫 참가… ‘순환호흡법’ 연주로 팬들 사로잡아
“한국에서 부르면 언제든 찾아올것”

플루티스트로서는 드물게 오케스트라에 소속되지않고 순수 솔리스트로서 독보적인 자리에 오른 샤론 베잘리. 그가 주로 사용하는 악기는 무라마쓰24K 골드 플루트이다. 대관령국제음악제 제공
플루티스트로서는 드물게 오케스트라에 소속되지않고 순수 솔리스트로서 독보적인 자리에 오른 샤론 베잘리. 그가 주로 사용하는 악기는 무라마쓰24K 골드 플루트이다. 대관령국제음악제 제공
“한국 관객들의 따뜻함과 열광적인 반응을 잊지 못해 대관령을 찾았습니다.”

영국 더 타임스가 ‘신이 내린 플루티스트’라고 평가한 이스라엘 출신의 플루트 연주자 샤론 베잘리(43)가 대관령국제음악제를 찾았다. 2004년 첫 내한공연에 이어 2010년 서울시향과 협연하며 한국과 인연을 맺어온 그가 대관령국제음악제에 참여한 건 처음이다.

25일 피아니스트 김다솔과 함께 강원 알펜시아리조트 콘서트홀에서 에르빈 슐호프의 플루트 소나타를 연주한 그는 특유의 ‘순환호흡법’을 구사하며 관객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순환호흡법은 그가 플루티스트 오렐 니콜레(88)에게 배운 것으로, 숨을 내쉬는 동안에도 한쪽으로는 숨을 들이쉬어 연주가 끊어지지 않게 하는 믿기 힘든 기교다. 이 방법을 사용하면 마치 현악기를 연주하듯 프레이징을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다.

26일 알펜시아리조트에서 만난 베잘리는 자신만의 독특한 호흡법에 대해 “연주자 입장에선 숨이 모자랄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가끔 제 호흡 소리가 너무 커 어색해하는 관객도 있다”며 “다른 연주자들과 달리 들숨과 날숨을 동시에 주고받다 보니 호흡 소리가 큰 편이다. 호흡 또한 하나의 음악으로 생각하며 즐기는 편”이라고 말했다.

베잘리는 현대음악 작곡가들의 대표적인 ‘뮤즈’로 통한다. 고전 레퍼토리는 물론이고 현대음악에도 정통한 그에게 소피야 구바이둘리나, 칼레비 아호 등 유명 작곡가들의 곡 헌정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에게 헌정된 협주곡은 모두 20곡에 달한다. 베잘리는 “베토벤을 비롯한 고전음악가들도 연주자들과 소통하면서 많은 곡을 만들었다”며 “현대음악 작곡가들의 창작활동에 뮤즈가 된 나는 굉장한 행운아”라며 웃었다.

그는 세계적인 정상급 플루티스트이지만 소탈한 매력을 지녔다. 25일 대관령국제음악회 첫 무대를 마친 뒤 1부와 2부 공연 사이 휴식시간 때 로비를 찾아 눈길을 끌었다. 직전까지 무대에서 연주한 그를 알아본 팬들의 사진 요청이 이어졌고, 베잘리는 기다렸다는 듯 손가락으로 V자를 그려가며 팬들과 사진을 찍었다. “무대 위에서 연주하는 것만큼이나 관객들과의 소통을 중요하게 여겨요. 인터미션 때 직접 로비로 달려가 팬들을 만나곤 하죠.”

베잘리는 8월 1, 2일 대관령국제음악제 저명 연주가 시리즈 무대에 2번 더 오를 예정이다. “앞으로 한국 팬들과의 소통이라면 주저하지 않고 달려올 겁니다. 그들은 매번 제게 특별한 느낌을 주거든요.”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샤론 베잘리#플루트#대관령국제음악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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