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의 비밀’ 없으면 드라마 못 만들까?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7월 29일 06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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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생의 비밀’. 안방극장의 막강한 흥행 코드로 자리 잡았다. 사진은 서하준의 출생에 얽힌 이야기로 극적 긴장감을 조성하고 있는 SBS 일일드라마 ‘사랑만 할래’의 한 장면. 사진제공|SBS
‘출생의 비밀’. 안방극장의 막강한 흥행 코드로 자리 잡았다. 사진은 서하준의 출생에 얽힌 이야기로 극적 긴장감을 조성하고 있는 SBS 일일드라마 ‘사랑만 할래’의 한 장면. 사진제공|SBS
■ 안방극장 점령한 ‘출생의 비밀’ 코드

일일극부터 주말극·미니시리즈까지
장르 불문 드라마 필수 소재로 등장
긴장감 조성·욕망 표출 장치로 애용


더 이상 새로울 건 없다.

안방극장에서 수년째 반복되고 있는 드라마 속 ‘출생의 비밀’ 이야기다. 언제부터인가 드라마에서 이 같은 소재를 빼놓고서는 이야기가 전개되지 않는 양 막강 코드로 ‘탄탄히’ 자리 잡았다.

주부 시청자를 대상으로 한 아침·저녁 일일극과 주말드라마뿐만 아니라 20∼30대 시청자가 주로 보는 평일 밤 미니시리즈까지 온통 ‘출생의 비밀’ 이야기로 넘쳐난다.

최근 종영한 SBS 수목드라마 ‘너희들은 포위됐다’와 MBC 주말드라마 ‘호텔킹’도 각각 이승기와 이동욱의 출생에 얽힌 비밀에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했다. 현재 방송 중인 SBS 일일드라마 ‘사랑만 할래’, MBC 일일드라마 ‘엄마의 정원’에서는 각각 주인공 서하준과 정유미의 출생에 얽힌 비밀의 이야기가 큰 줄거리를 이룬다.

KBS 2TV 주말드라마 ‘참 좋은 시절’은 옥택연과 그의 쌍둥이 남매 출생에 얽힌 비밀을 드라마의 또 다른 줄기로 세웠고, MBC 주말드라마 ‘왔다 장보리’도 주인공 오연서에 얽힌 출생 과정에 숨겨진 이야기가 언제 절정에 달할 것인지 시청자의 가슴을 졸이게 한다. 이 두 드라마는 나란히 시청률 경쟁을 펼치며 주말극 1, 2위를 달리고 있어 그만큼 시청자의 관심이 높다는 것을 말해주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권상우·최지우 주연의 SBS 월화드라마 ‘유혹‘도 엇비슷한 설정의 스토리를 품고 있다.

이렇듯 ‘출생의 비밀’이 로맨틱 코미디, 멜로 등 장르를 불문하고 거의 모든 드라마에 등장하는 것은, 물론 호기심을 불러 모으면서 극적 긴장감을 조성하는 데 그만한 소재가 없다는 제작진의 판단 때문이다.

하지만 여전히 반복해 등장하는 또 다른 중요한 배경으로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을 담아낼 수 있다는 점도 꼽히고 있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혈연에 강한 애착을 보이는 시청자의 정서와도 연관이 깊다”면서 ‘부모나 친자 찾기’로 표현되는 ‘출생의 비밀’ 코드가 “극중 인물들의 신분상승 등 다양한 욕망을 극적으로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고 분석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트위터@mangoo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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