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당신입니까? 이제 그만!” 같은 경찰관에게 3번째 잡힌…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7월 25일 14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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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당신이에요? 이제 경찰서 좀 그만 오시죠."

서울 서부경찰서 사이버수사팀 서모 경장(32)은 25일 한숨을 내쉬었다. 그의 책상 앞에는 정모 씨(26)가 고개 숙인 채 앉아있었다. 지난해 5월과 10월에 이어 벌써 3번째 서 경장 앞에 앉은 익숙한 얼굴. 죄명은 상습사기다.

무직인 정 씨는 포털사이트 네이버 카페 '중고나라'에 올해 3월부터 6월까지 스마트폰과 카메라, 블랙박스 등을 판다고 글을 올렸다. 그리고 돈을 받고 물건은 보내지 않는 방법으로 21차례에 걸쳐 300만 원을 챙겼다가 붙잡혔다. 정 씨는 지난해 5월에도 같은 수법으로 200명에게 1200만 원을 챙겼다 구속돼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 10월에는 25명에게 138만 원을 가로챘다가 구속돼 벌금 1500만 원을 선고받았다.

서 경장은 정 씨의 구속영장만 세 차례 신청했다. 경찰 추적 방법에 익숙해진 정 씨는 가족 명의의 휴대전화를 돌려쓰고 지방으로 잠적하는 등 나름대로 치밀함을 보였지만, 같은 경찰서에 세 번 모두 붙잡히고 말았다. 경찰 조사에서 "생활비를 마련하려고 그랬다. 다시는 죄 짓지 않겠다"고 했지만, 경찰은 "이번에는 실형을 면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25일 밝혔다.

이건혁기자 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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