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장 급습때 兪 안에 있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7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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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5월 25일 첫 압수수색 당시… 2층 통나무벽안 비밀공간에 은신
6월 여신도 진술 듣고 재수색… 현금 8억-16만달러 든 가방 발견



검찰이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73)의 마지막 은신처인 전남 순천시의 ‘숲 속의 추억’ 별장을 2시간 동안 압수수색할 때 유 전 회장이 별장 안 비밀공간에 숨어 있었는데도 체포하지 못했던 사실이 23일 뒤늦게 확인됐다. 인천지검 김회종 2차장은 “5월 25일 ‘숲 속의 추억’ 별장에서 체포한 유 전 회장의 여비서 신모 씨(33·수감 중)가 지난달 26일 ‘검찰 압수수색 때 유 전 회장을 2층 통나무 벽 안에 있는 비밀공간에 급히 피신시켰다’고 갑자기 진술을 바꿨다”고 23일 밝혔다. 검찰은 신 씨가 말을 바꾼 다음 날인 지난달 27일 순천 별장 내부를 다시 수색했지만 유 전 회장은 없었다. 유 전 회장은 별장서 3km 떨어진 매실밭에서 6월 12일 시신으로 발견됐다.

그 대신 비밀공간에서 4번, 5번이라는 띠지가 붙은 검은색 여행용 가방 2개를 확보했으며 이 가방에는 5만 원권 현금 8억3000만 원과 100달러짜리 미화 16만 달러가 각각 들어 있었다. 유 전 회장 측이 도피 도중 순천에서 2억5000만 원에 땅을 매입한 것도 다른 번호의 띠지 안에 있던 돈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정면에서 보면 직사각형인 비밀공간은 별장 2층에 통나무 벽을 잘라서 만든 9.9m²(3평) 정도의 공간이다. 안쪽에는 잠금장치가 있었지만 바깥에는 통나무를 끼워 맞춰 마치 벽처럼 보인다. 양쪽 끝 부분도 지붕 경사면처럼 꾸몄다. 유 전 회장이 언제 별장을 빠져나갔는지는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검찰 추적팀이 급습하고 돌아간 다음 날인 5월 26일경으로 추정된다. 검찰은 5월 25일 오후 4시 이 별장을 유 전 회장의 은신처로 보고 수색을 시도했지만 문이 잠겨 있어 실패했다. 영장을 발부 받아 그날 오후 9시 30분부터 11시 20분까지 별장을 압수수색하고 다음 날인 26일 오후 3시 전남지방경찰청이 현장감식을 한 점 등으로 미뤄 그 사이 유 전 회장이 도피했을 가능성이 높다.

정원수 needjung@donga.com·조건희 기자
#유병언#별장#세모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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