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강력한 한방 필요… 재정 최대한 풀것”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7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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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는 日 잃어버린 20년 답습”… 당정 ‘한국판 양적완화’ 추진키로
지방 대형 SOC사업 확대 전망… 일각 “경기부양 대신 빚만 늘수도”

새누리당-새 경제팀 첫 당정협의회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새누리당 지도부와 새 경제팀의 첫 당정협의회가 열렸다. 회의에 앞서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왼쪽)가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새누리당-새 경제팀 첫 당정협의회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새누리당 지도부와 새 경제팀의 첫 당정협의회가 열렸다. 회의에 앞서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왼쪽)가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정부가 재정(財政), 중앙은행, 기업 등 돈이 나올 수 있는 모든 곳의 곳간을 여는 ‘한국판 양적완화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예산편성 확대, 기준금리 인하로 시중에 유동성을 늘리는 동시에 기업의 이익금도 가계로 흐르게 해 내수활성화를 꾀한다는 전략이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3일 국회에서 새누리당과 당정협의회를 갖고 “이대로 가다가는 자칫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답습할 수 있다”며 “정책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내년 예산을 최대한 확장적으로 편성하겠다”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최근 위축된 흐름을 반전시키고 기존의 긴축 축소균형을 확대균형으로 전환할 수 있는 ‘강력한 한 방’이 필요하다”며 “확실한 효과가 나타날 때까지 대규모 거시정책 패키지를 확장적으로 운영하겠다”라고 밝혔다.

재정건전성이 나빠질 수 있다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재정적자를 감수하고라도 돈을 풀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최 부총리는 “한국 재정은 주요국에 비해 아직까지 건전하기 때문에 지출 여력이 어느 정도 있다”며 “당장의 건전성을 추구하기보다 중기적으로 흔들리지 않는 범위에서 지출을 늘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새누리당은 정부정책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경제 살리기에 ‘다걸기(올인)’해야겠다고 다짐한다”며 “당도 국회에서 경제 관련 법안들을 통과시키기 위해 야당과의 협력을 강화하겠다”라고 말했다. 주호영 정책위의장은 “세수가 부족하고 복지 등의 지출이 늘어 편성에 어려움이 많다”며 “일자리 창출보다 좋은 복지는 없는 만큼 예산이 효율적으로 쓰일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다만 새누리당 관계자들은 정부가 추진하는 사내유보금 과세에 대해 징벌적 정책보다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으로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나성린 새누리당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페널티(벌칙)를 주는 게 아니라 대기업이 임금·배당 등을 높일 때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으로 가야 한다”며 “기업 투자에 찬물을 끼얹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확장 기조를 이용해 정치권이 수년간 주춤했던 지방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확대에 나서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새누리당은 이날 당정협의회에서 지방 대형 프로젝트 및 도심지역 재생사업 예산을 내년 편성에 반영해 달라고 주문했다. 백웅기 상명대 교수(경제학)는 “대규모 토목사업만 늘어날 경우 기대하는 경기 부양 효과는 없는 대신 부채만 늘어날 수 있다”며 “규제를 완화하고 고용 안정성을 높여 안심하고 투자와 소비에 나서도록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상훈 january@donga.com·강경석 기자
#잃어버린 20년#사내유보금#soc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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